새누리당이 4.13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원내 1당 자리를 내주는 등 예상외의 참패를 당한 가운데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에 대한 책임론이 급부상 하고 있지만 이 전 위원장은 "자신이 추진한 개혁 공천은 옳았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이한구 의원은 15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유승민 의원에 대한 '고사작전'이 여론에 악영향을 줬다는 지적에 대해서 "국가 운영에 대한 이념과 기준이 당과 맞지 않으면 다른 정당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라며 "유 의원이 불출마했더라면 정부도 당도 자신도 좋았을 것"이라 말했다.

이한구 의원은 "유승민 의원이 명예롭게 물러날 수 있도록 불출마선언 등을 할 시간을 주며 기다렸다"며 "유 의원이 왜 끝까지 무소속 출마를 고집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모르겠다. 만일 그때 유 의원이 결단을 내렸다면 정부도, 당도, 자신도 좋았을텐데"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공천 파동에 대해 자신을 'X맨'이라고 지적에 대해 "공천위원들이 모두 합의한 것도 공천위를 나가서는 또 다른 말을 하는 위원들을 보면서 국민들이 새누리당 공천이 정말 잘못된 거라는 오해를 한 것 같다"라며 대해 반박했다. 

공천과정에서 '상향식 공천'을 주장했던 김무성 대표에 대해서는 "대표는 현역의원에게 유리한 상향식 공천만을 주장했고, 나는 개혁공천을 하자고 버티면서 열흘이라는 시간을 낭비했다"라며 "당 지도부가 오히려 파열음을 내고 계파 갈등을 봉합 못해 일을 그르쳤다"라며 책임을 김무성 대표 등에게 돌렸다.

이한구 의원은 또 17일 유승민 의원 등 탈당 무소속 당선인들의 복당 허용에 대해 "그렇게 가면 새누리당은 또 다시 '이념 잡탕당'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반대했다. 

이 의원은 이날 "애초에 공천에서 배제할 때는 이유가 있어서 그랬던 것인데 그 이유가 해소됐느냐가 중요하다"라며 "그렇게(복당 허용) 한다면 '뭐하러 그렇게 공천 과정에서 힘들게 고생을 했느냐'하는 얘기가 나오지 않겠느냐"라며 탈당 무소속 출마자들의 복당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자신을 겨냥한 '공천 책임론'에 대해 "그런 얘기가 나오면 나올수록 자세한 얘기가 까발려지고, 문제는 심각해진다"며 "할 말은 많지만 지금은 빨리 사태를 추슬러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 참패 요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는데 당 대표 스스로 '우리 당의 공천이 잘못됐다'는 식으로 떠들고 다니니 누가 찍어주겠느냐"며 김무성 대표에 책임을 전가했다.

이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년간 국정의 발목을 잡던 세력이 더 강화됐고, 국민의당도 내부 전열 정비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회에 주도세력이 없으니 위기극복은 어렵게 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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