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노조의 전면파업에 대응해 사측이 직장폐쇄를 단행한 가운데 노사 대표가 밤샘 협상을 통해 극적인 사태 해결을 모색했지만 또 다시 결렬되는 등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17일 또 한번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사측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협산에서 별다른 성과없이 끝난 후 노조측은 16일 사측에 19차 본교섭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규 대표와 허용대 노조 지회장은 지난 9일 오후부터 단독 면담에 들어가 임금 인상과 임금피크제 도입 등 주요 쟁점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14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열린 18차 교섭도 일시금 액수를 두고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없이 무산됐었다.

양측의 협상은 사측이 제시한 임금피크제 도입을 전제로 한 일시금이나 성과금 지급의 수용 여부를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면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본교섭을 열어 잠정합의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앞서 금호타이어는 노동조합이 장기간 전면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사측이 '직장폐쇄'라는 카드를 꺼냈다.

금호타이어(대표 김창규)는 6일 "노조의 역대 최장기간 전면파업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로 회사의 존립이 위협 받고 있어 생존을 위한 방어적 조치로 이날 오전부터 '직장폐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8월 11일부터의 4일간 부분파업에 이어 8월 17일부터 16일까지 31일째 전면파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1300억원 가량의 매출손실을 입었다.

특히 2009년 기록했던 최장 전면파업 기간인 16일을 훌쩍 넘어서며 매출손실과 함께 제품 공급 차질로 인한 대외 이미지 및 신용도 하락으로 긴박한 경영 위기에 놓이게 됐다.
또 파업에 참여한 근로자들은 무임금 무노동에 대한 손실도 인당 평균 250만원을 넘어서는 등 노조의 파업으로 회사와 직원은 물론 협력업체를 포함한 지역경제 모두의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직장폐쇄는 2011년 3월 이후 4년 6개월만으로 직장폐쇄 조치를 통해 회사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노조의 불법행위가 발생할 경우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는 한편 직장폐쇄 기간 중 업무에 복귀하는 조합원에 대해서는 조건 없이 현장에 복귀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금호타이어측은 "회사가 최종 제시한 수정안을 노조가 거부해 더 이상 교섭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며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계속 커지고 있는 위기 상황이지만 노조의 파업에 굴하지 않고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5일까지 이어진 16차 교섭을 통해 '동종업계 최고 수준 대우'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자 기존 임금 인상안을 상향 조정하고 최대 쟁점이었던 임금피크제의 시행시기를 내년으로 늦추는 등 최종안을 제시했지만 노조측의 거부로 타결되지 못했다.

사측은 16차 본교섭에서 최초안보다 진전한 동종업계 일당 2천950원 정액 인상으로 인상률을 기존 3%에서 4.6%로 올리고 올해 상반기 실적 기준 성과금에 대해서는 70만원을 보장하고 올해 말 실적을 합산해서 지급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양측은 이견을 보인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서는 시행 시기를 1년 늦추기로 합의했으나 이에 따른 일시금 지급(사측 300만원 지급 제시)을 두고 노측이 일시금 지급액 상향 및 수당신설 등을 요구하며 사측 안을 거부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회사가 진전없는 일괄제시안을 내놨다"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사태해결에 직접 나서라"며 거부했다.

반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노조 파업과 회사의 직장폐쇄에도 노사간 대화 창구가 막힌 것은 아니다"며 "노사 교섭이 이뤄져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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