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 마트서 50대 여성 분신…3명 사상
분신 여성 남편 “마트 인수 계약금 안 돌려줘 억울”

1일 오후 5시4분께 경기도 양주시 만송동의 한 중형마트에서 불이 났다

(굿데일리=이주희 기자)= 50대 여성이 마트 인수 문제로 점주와 다투던 중 몸에 휘발유를 붓고 분신해 숨지고, 점주와 출동 경찰관 등 2명이 화상을 입었다.

1일 오후 4시55분께 경기도 양주시 만송동의 한 중형마트 내 사무실에서 김모(51·여)씨가 몸에 휘발유를 뿌린 채 '마트 인수 관련 계약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다가 경찰이 진입하자 불을 붙였다.

앞서 경찰은 오후 4시40분께 점주 송모(49)씨로부터 신고를 받고 출동해 마트 내에 있던 고객 30여명과 점원 5명 등에게 대피 안내를 하고, 사무실 창문을 통해 김씨에게 설득을 시도했다.

사무실 문을 잠근 김씨가 흥분을 가라앉히지 않는 등 설득에 진전이 이뤄지지 않자 경찰은 가건물인 사무실 문을 부수고 진입했다.

그 순간 김씨는 불을 붙여 화염에 휩싸였다.

굉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는 와중에 송씨와 현장 경찰관은 외부로 대피했다. 경상을 입은 송씨는 의정부성모병원으로 이송됐고, 진입하던 강력1팀장은 오른쪽 안면부와 머리에 화상을 입었다.

강력1팀장은 "화염에 휩싸인 김씨를 본 순간 가망 없다고 느끼고, 화재를 피해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불은 지상 2층인 샌드위치패널 구조의 마트 건물을 모두 태운 뒤 1시간여 만에 진압됐다. 불이 난 사무실은 이 건물 출입구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구석진 곳에 위치해 있어 대피로는 막히지 않아 다른 인명피해는 없었다.

현장에서 오열하던 김씨의 남편(53)은 "이 마트를 인수하려고 계약금 5000만원을 줬는데 일이 진척되지 않아 속앓이를 해왔다. 우리 부부의 전 재산이었다. 점주에게 돌려달라고 애원해도 주지 않았다. 오늘도 아내에게 가지말라고 당부했는데 이런 사단이 벌어졌다"며 주저앉아 울분을 토했다.

이 부부는 작은 마트를 운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시신을 수습한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점주 등 마트 관계자를 상대로 부당한 계약사항 등 김씨의 죽음에 억울함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 건물은 샌드위치패널 등 가연성 건축자재로 만들어져 불법 건축 의혹도 받고 있는 만큼 경찰은 광범위하게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불이 난 지 30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현삼식 양주시장은 "화재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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