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측과 인터뷰 통해 밝혀

"글로벌 제약 분야에서 이종 결합은 아주 흔한 일” 

윌리엄 라이스 회장  (사진=한미약품)
윌리엄 라이스 회장  (사진=한미약품)

[굿데일리=이지우 기자]한미사이언스는 미국 신약개발 바이오벤처 앱토즈 바이오사이언스 창립자인 윌리엄 라이스 회장은 한미그룹과 OCI의 통합에 대해 “글로벌 제약 산업에서 이종결합은 아주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라며 “한미와 OCI의 비전은 결국 ‘글로벌’이라는 한 지점에서 만나게 된다”고 강조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22일 한국을 방문한 라이스 회장은 생명과학 분야의 뛰어난 과학자이자, 신약 개발 업무에 25년 종사한 전문가다. 

미국 에모리대에서 생화학과 박사를 받고, 미국 미시건대 메디컬센터에서 박사후 과정을 거쳐, 에모리대 의대 소아혈액부문 교수를 지냈다. 바이오벤처 아킬리온 파마슈티컬스, 셀렌제약을 거쳐 2003년 앱토즈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해 혈액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라이스 회장은 “OCI는 고도의 전문성과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제약 분야에서 연구, 개발, 제조 등 의약품 생산 전 단계를 소화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었고, 그 모든 자질을 갖춘 파트너 한미를 발견한 것”이라며 “한미 입장에서도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미국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스 회장은 “한미의 창업주 임성기 회장이 그렸던 꿈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국제적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었고, 이를 도와줄 완벽한 파트너가 OCI였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라이스 회장은 “고(故) 임성기 회장은 한국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은데 이어, 미국으로도 진출하는 비전을 가졌다고 알고 있다”며 “최소 시간 최소 비용으로 목표 지점까지 도달해 비전을 이루기에 가장 적합한 파트너가 한미-OCI 서로였다는 건 너무나 타당한 논리”라고 말했다.

라이스 회장은 “두 회사의 통합 결정을 두고 다양한 견해가 오가는 것은 건강하지만, 바깥으로 갈등이 노출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글로벌 제약사가 되려면 미국 시장을 뚫어야 한다. 미국 의약품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크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통과해야 전세계 승인을 받는 것이 수월하다. 한미와 OCI가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결정은 윈윈 전략”이라 힘주어 말했다. 

라이스 회장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역사를 살펴보면 로슈, 산도스, 바이엘과 같은 대형 제약사들이 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화학 회사였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글로벌 제약 산업에서 이종 결합은 아주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도 설명했다.

그는 “이번 통합은 최종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조각을 찾아나서는 과정이라고 본다”며 “한미가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도전하는 것에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OCI는 화학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한미는 신약 연구 개발 및 임상 의약품 제조에 높은 수준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양사의 통합은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사실 기업간 결합 시 가장 조심스러운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양사의 문화적 차이인데 양사 모두 ‘한국에서 큰 한국 기업’이라는 점도 매우 큰 이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이번 통합이 한미의 묘수(brilliant move)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미사이언스 그룹의 가족 내 분쟁에 대해서는 ‘성장통’이라고 정의했다. 사실 모든 기업이 인수합병(M&A)를 앞두고 내부 분쟁을 겪는다고도 했다. 

라이스 회장은 “파트너사(앱토즈)로서도 이번 통합을 ‘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미는 더 글로벌해지고 싶어하고. OCI는 한미가 필요로 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 파트너사인 우리에게는 한미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는게 플러플러스가 되지 마이너스가 될 이유가 없다”고도 말했다.

라이스 회장은 “통합 결정이 되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한미와 OCI가 각자의 비전을 공유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방향으로 빠르게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떤 산업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제약산업에서는 ‘시간이 금’이기 때문이다. 의약품은 특허 등이 걸려 있기 때문에, 경쟁사보다 얼마나 빠르게 효과 좋은 신약을 개발해서 시장에 내놓는가 여부가 성패를 좌우한다. 

그는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되면 필요한 캐파와 자금을 필요한 곳에 더 빠르게 더 효과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통합의 실행 과정은 언제나 어렵다. 그러나 한미약품 임주현 사장은 내가 만나본 리더 중에서도 가장 영민하고, 임직원들에게 사랑받는 리더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한미그룹이 임성기 선대 회장이 꿈꾸던 비전에 한 발 더 가까워지기를 오랜 친구로서 염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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