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노조, 통합 발표후 산은과 대화, 입장차 여전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 수순, 갈길 먼 대화의 길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밀실합병 강행 규탄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밀실합병 강행 규탄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일단 통합의 길이 열리긴 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너무도 많다.

대한항공은 대한항공대로 해결과제가 수두룩하고 아시아나항공은 막다른 길목에 서 있어 아무 것도 제대로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대한항공 노조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통합 문제를 놓고 사측과 통합 관련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아시아나항공노조도 산업은행과 만나 양사 통합 발표 이후 첫 대화를 나눴다.

15일 아시아나항공 노조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에 따르면 양사 노조는 전날 오후 3시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산은과 간담회를 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 심규덕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 김영곤 조종사노조위원 등이 참석했다.

지난달 산은의 대화 요청을 거부했던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처음으로 산은과 마주 앉았지만, 별다른 합의 없이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산은, 노조,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이 한자리에 모여 통합 관련 논의를 할 수 있는 노사정 회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산업은행, 할 수 있는 일 많지 않아... 결국 항공사 몫

반면 산은은 경제적 논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통합이 유일한 방안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사정 회의체 구성이 어렵다는 입장은 유지했지만, 회의체 구성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슨 결론을 얻으려고 꼭 만난 것은 아니지만 답답한 만남이었던 것은 사실이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앞서 대한항공 노조와 조종사노조는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을 만나 구조조정 이후에도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인수 관련 필요성과 진행 과정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상생하는 노사 관계 구축을 위한 노력을 함께 기울이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본격적인 통합을 준비하는 첫걸음으로 두 항공사간 환승을 이용하는 탑승객은 최초 수속 한번만으로 별도 수속 없이 환승할 수 있게 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두 항공사의 합병으로 여러 가지 장점도 생겼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경영진에 있는가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많고 결국 인원조정이라는 문제에 부닥치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매출과 실적을 늘려 인원을 지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 경영진에게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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