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한국은 경제·안보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상황에 직면한 것"

2021년 국방수권법안에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 관련 내용 포함

[출처=화웨이 홈페이지 캡처]
[출처=화웨이 홈페이지 캡처]

대통령이 바뀌는 국면에도 미국의 대중국 강경자세는 바뀔 것 같지 않다. 오히려 강경해지면서 미국이 화웨이에 대해 초강수를 두고 있다.

그 바람에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입장에 한국이 처할 듯 하다.

미국 의회가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화웨이(華爲) 등 중국 업체의 5G 기술을 사용하는 국가에 자국 군대와 주요 군사 장비를 배치하는 것을 '재고'(reconsider)하도록 하는 내용의 새 조항을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법안이 통과되면 미군주둔국가들은 큰 영향을 받게 된다.

미국 의회가 조만간 내년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일부 통신사가 화웨이의 5G 장비를 쓰는 한국이 대표적으로 이 조항의 영향을 받는 나라가 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한국 정부가 안보와 경제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6일(현지시간) 워싱턴발로 미국 의회가 마련한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안에 국방부가 화웨이와 ZTE 등 중국 업체들의 5G 기술이 사용되는 나라에 군대와 장비를 보내는 것을 재고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항이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법안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부대와 장비 등 전력을 해외에 배치할 때 해당 국가의 5G 네트워크가 인원, 장비, 작전에 끼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법안은 특별히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와 ZTE의 위험을 직접 지목했다.

[출처=로이터 연합뉴스]
[출처=로이터 연합뉴스]

 

미 국방 위협 요소로 화웨이와 ZTE 주목

이 법의 적용을 받은 미군 부대 단위는 1000 명가량인 대대부터다. 적용 대상 장비는 '주요 무기 체계'.

미국 의회는 수일 안에 이 내용을 담은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 업체들의 5G 장비가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을 포함한 동맹과 우방국들에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 같은 중국 업체를 배제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해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달 중국 회사들을 배제한 '클린 네트워크' 구상 참여국이 50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미국의 적극적인 움직임 속에서 영국은 당초 입장을 번복하고 화웨이를 자국의 5G 구축 사업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전직 미국 정보 분석가인 랜드연구소의 수 김은 SCMP"이 법이 통과되면 한국과 같은 미국의 동맹국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수 있다""한국은 미국과의 안보 관계와 중국과의 무역 동반자 관계 사이에서 끼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록 당장 미국 정부가 군사 장비를 (추가로) 한국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만일 한국이 5G 네트워크에 화웨이를 포함한다면 중국이 감시하거나 민감한 통신에 끼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한국에는 결국 안보냐 경제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 이동통신사 중에서는 LG유플러스가 기지국 등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장비를 부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국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은 현재 28500명이다.

미국은 이 밖에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나 고고도 정찰기 U-2S 등 다양한 핵심 무기를 한국에 상주시키거나 필요시 수시로 한반도 밖 기지에서 전개·투입하고 있다.

한편 미국 정부 관계자는 지난 7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SK텔레콤과 KT에 대해 깨끗한 통신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부 내에서는 이미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사용 부분을 난처해 하면서 해결책 모색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화웨이를 안 쓰기로 작정하자마자 다시 한한령의 재발이 나타날 우려도 있다는 점이다. 중국이 미국을 상태로는 거친 태클을 걸지 못하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초강경 자세로 나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정부도 난처한 입장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삼성 SK 현대 LG 등 주요 그룹들이 중국에 거점기지를 내보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한한령이 내려지면 우리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진다. 화웨이 장비 사용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 하고 있는 정부와 LG유플러스의 해결책이 어떤 식으로 나오게 될지 정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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