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주간 조사, 서울 130.1로...2012년 7월 이후 최고

"최악의 전세난 우려"…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 역대 최고

경기·인천·울산·세종 등 전국 대부분 지역 공급부족 시달려

텅 빈 부동산 매물. [출처=연합뉴스]
텅 빈 부동산 매물. [출처=연합뉴스]

'전세 난민'이라는 말이 생겼다. 전세를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생겨난 신조어다. 일단 자신의 직장이나 사업장 혹은 살던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찾다가 못찾으면 연고지 중심으로 전세를 찾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그리고도 못 찾으면 교통이 그나마 좀 덜 불편한 수도권 외곽으로 나가게 된다. 이렇게 정든 것을 전세난과 높은 전세가 때문에 떠나 이리저리 전셋집을 찾으러 다이는 이들을 전세 난민혹은 전세 노마드라고 부르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런 난민족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모양이다. 부동산 업소 광고난에는 아예 등록할 물건이 없다.

이처럼 전세난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서울의 아파트 전세 공급 부족 수준을 보여주는 지수가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역대 최고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통계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124.8)보다 5.4포인트 상승한 130.1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감정원이 전세수급지수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2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의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부족해 전세난이 우려된다는 의미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1200 사이 숫자로 표현된다.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뜻한다.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올해 상반기까지 100110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새 임대차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다음 주인 8월 둘째 주에 120.0으로 처음 120선을 넘었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감정원, KB국민은행 양쪽 모두 '최고지수'

이후 다시 120 아래에서 횡보하던 이 지수는 지난달 14주에 121.4, 124.5, 126.1, 124.8120130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이달 첫째 주(130.1)에 역대 최초로 130선마저 넘었다.

앞서 민간기관인 KB국민은행의 월간 조사에서도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월간 기준으로 10191.1로 나타나 192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하며 전세난 우려를 키웠다.

감정원 주간 조사에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전세수급지수는 123.3으로 201511월 첫째 주(123.5) 이후 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경기도는 121.1, 인천은 114.3으로 각각 84개월, 33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106.120162월 넷째 주(106.1) 이후 최고였다.

지방의 전세 공급 부족도 수치로 확인됐다.

울산의 이번 주 전세수급지수는 134.2로 이 조사 이후 역대 최고로 나타났고, 세종은 134.87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그나마 가장 늦은 곳은

대구(114.1), 광주(105.9), 대전(114.6), 강원(108.4), 충남(111.8), 전북(100.9), 전남(106.5) 등도 기준선을 넘겨 전세 공급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과 강원도 정도였다.

문제는 물랭 부족이 본격화하고 있어 올 겨울 내내 심지어 내년 초에도 계속 부족 현상을 보일 것이라는 점이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한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세입자들이 임대차 계약을 갱신해 기존 주택에 머무는 사례가 크게 늘면서 전세 품귀가 심화하고 전셋값이 뛰는 현상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 전세난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홍남기 부총리조차 뾰족한 대책이 없음을 호소하는 마당이라 향후에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어렵다면서 현재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는 방법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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