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집행간부 회의서 발언…"금융·외환시장 변동성 커질 수도"

증시 불안감 최고조... 도무지 결과 예측키 어려운 상황이 큰 문제

이제 두껑이 열리기 직전이다.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이길까? 바이든이 이길까? 외교가는 물론이고 경제계에서도 초미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미국 대선이 당일로 다가온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임직원들에게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철저히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

이 총재는 2일 집행간부회의에서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 대선 결과 등에 따라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필요한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실시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제공=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제공=한국은행]

 

환율 변동 예의주시하도록 지시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앞서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합주를 중심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어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 각국의 증시는 미 대선 결과를 초미의 관심사로 지켜보고 있다. 증시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투표 마지막 날까지 향방을 알 수가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증시 투자자들은 팔아야 할지 사야 할지를 결정하지 못한 채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한은도 대선 직후에도 승자가 명확하게 가려지지 않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이 출렁일 수 있고, 환율도 크게 움직일 수 있어서다.

한은은 미 대선 직후인 4일 오후 5시에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서는 미 대선 결과와 관련한 국제금융시장 반응과 국내 경제 및 금융외환시장 영향 등을 점검한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누가 되든 간에 산업별 수혜 차이는 발생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경제주평에서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원은 '미국 대선 결과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보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시 한국 경제성장률의 상승 압력이 더 확대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하면 총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0.6~2.2%포인트, 경제성장률은 0.1~0.4%포인트 상승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하는 '레드 웨이브(공화당 집권)'시 한국의 총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0.4%포인트,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0.1%포인트의 하방압력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의 경우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약()달러, ()금리 기조, 미국 측의 무역적재 개선 정책엔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연구원은 주가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완화 및 법인세 인하 등의 국내외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산업별로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시 전통에너지, 철강, 건설, IT, 금융 등의 산업군이, 바이든 후보 당선시엔 신재생에너지, 제약 및 바이오, 배터리, 반도체, 전기차 등의 업종이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 당선 시 국내 수출 및 전반적 경제 성장세에 더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경제는 물론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로 인해 발생할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 하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한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의 반응은 좀 더 구체적이다. 트럼프 재선 성공이면 우리나라 방위비 협상에 빨간 불이 켜질 것이 분명하다. 방위비 압박이 더 커질 상황이기 때문이다. 화웨이 반도체 규제는 더 심해지고 5G 장비 사용 문제도 압박이 강해질 것이다. 그러나 중국을 포위하려는 미국의 압박 태도는 민주 공화 할 것 없이 비슷한 상황이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저작권자 © 굿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