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 불안 지표…총기판매량 91% 늘어

누가 이겨도 불안하다는 불안 심리 가중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판매점에 진열돼 있다. [출처=EPA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판매점에 진열돼 있다. [출처=EPA연합뉴스]

미국에선 자기 몸은 자신이 지킨다는 정신이 곧 정당하게 받아들여진다. 총기 자유화를 오랫동안 유지해 왔기 때문에 국가 공권력보다 당장 총기 사용이 많은 터라 자신과 가정을 지키려면 총기 보유는 당연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 미국의 총기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28(현지시간) 미연방수사국(FBI) 자료를 인용해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7개월간 총기 판매량이 1510만여 개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1% 늘어난 수치다.

FBI는 올해 들어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확인 절차를 강화했지만, 총기 구매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

실제로 미시간주()의 경우 판매량이 198%나 증가했고, 뉴저지는 180% 급증했다.

NYT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전국적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 등 사회 현상이 미국인의 총기 구매욕을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사회적 불안이 확산하면서 기존에 총기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추가로 총기를 구매했고, 총이 없던 사람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자신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생애 첫 총기 구입한 여성과 흑인들 늘어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총기판매업자들도 올해 들어 흑인과 여성을 중심으로 생애 처음으로 총기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실제로 전미흑인총기협회(NGA)2015년 출범한 이래 회원 수가 올해 가장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다가오는 대선도 총기 수요를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 중에선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될 경우 경찰에 대한 예산 지원이 중단되고, 무법상태가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호신용 총기를 구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바이든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거부하고 극우단체들이 사회적 소요를 일으키는 상황에 대비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반자동 권총을 구매한 흑인 여성 애슐리 존슨은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할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럴 경우 나 자신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같으면 이게 나라냐는 반응이 나올 법도 하지만 언론조 정치권도 경찰권력도 수수방관하는 분위기이다. 총기로 사고를 치는 것은 법적 제재를 받지만 소유하는 것이 무슨 문제냐는 생각이 이들 머릿속에 가득 차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미국 시민들은 대선 결과에 따라 사회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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