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114 조사 결과 입주예정 아파트 '반토막' 불과

내년 서울 입주아파트 2만7000가구…45%↓

"입주물량 줄고 3기신도시 대기수요 등으로 전세난 심화 우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지 오해지만 형편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내년이다. 부동산 업계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전세난에 숨통을 틔워 줄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마저 계속 줄고 있어 전세난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45%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울 전세난이 쉽게 잡히지 않고 수도권으로 번져 전세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7월 말 새 임대차 법이 시행된 이후 전세 물건이 크게 줄면서 전셋값이 급등하는 현상이 3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전셋집에서 2년 더 거주하려는 세입자가 크게 늘어나고, 실거주 요건 강화로 세를 놨던 집에 직접 들어가 살려는 집주인이 늘면서 중개업소마다 "전세는 씨가 말랐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전세 품귀는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와도 관련이 깊다.

집주인이 새 아파트에 직접 들어가 사는 경우 기존에 거주하던 주택이 임대차 시장에 나오게 되고, 자녀 교육 등의 이유로 이사를 미루는 경우 새집은 보통 전세를 놓기 때문에 전세 공급에 숨통을 터 준다.

그러나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최근 3개월 동안 크게 감소했다.

741154가구이던 전국의 입주 물량은 838261가구, 931443가구로 줄었고, 이달에도 21987가구로 전월보다 1만가구 가깝게 감소했다. 2주택 이상의 집주인이 전셋집으로 들어가거나 임차인이 전세를 계속 눌러앉기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난이 심각한 서울·경기만 놓고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723362가구에서 822725가구로 소폭 감소한 입주 물량은 지난달 1100가구로 전월 대비 반 토막이 났고, 이달도 12805가구로 78월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물건 자체가 증발하고 있다는 소리마저 들려 나온다.

특히 이달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 입주 물량을 살펴보면 총 13951가구 중 절반(6798가구)만 민간분양 아파트이고, 나머지 절반(6793가구)은 공공분양 물량이어서 입주 아파트에서 전세 구하기는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입주 물량은 이달 13951가구에 이어 111583가구, 1219500가구로 늘어나 다소 공급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울은 11월 입주 물량이 702가구(3개 단지)에 불과해 다음 달까지는 공급 상황이 나아지기 어렵다.

서울은 128588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어 연말에야 다소 전세 공급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그나마 서울의 12월 입주 물량 중 절반 이상은 장기전세·국민임대·행복주택 등 공공물량이고, 45% 정도가 민간 분양 아파트다.

내년에도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든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내년 전국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265594가구로, 올해보다 26.5%(95726가구) 감소한다.

서울 경기권이 제일 문제다.

서울만 보면 내년 입주 물량은 26940가구로 올해(48758가구)보다 44.7%(21818가구) 급감해 반 토막이 난다. 경기도 역시 내년 101711가구가 입주 예정으로, 올해와 비교하면 22.1%(22476가구) 줄어든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세 품귀 속에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마저 올해보다 줄어 전세난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다""여기에 매매 수요 일부가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공급을 기다리면서 몇 년간 더 임대차 시장에 머무를 수 있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전세난 심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4년 후를 더 걱정한다. 전세 연장을 하고 난 임차인이 그만 집을 비워줘야 할 텐데 그동안 전세를 올리지 못한 집주인들이 한 번에 올리게 되면 시장 전체가 다시 전세상승으로 전세 얻기도 그만큼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다고 진단한다.

공급이 늘어나는 정책 전환이 간절히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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