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연 NST이사장 작정하고 비판 "연구에 시간개념 도입하면 대한민국 망해"

22일 3년 임기 종료…"주52시간제, 재량근로제로 연구 자율성 강화해야"

원량연 과학술연구회 이사장. [출처=연합뉴스]
원량연 과학술연구회 이사장. [출처=연합뉴스]

3년 임기를 마치는 국가과학기술 최고 전문가가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는 현재의 과학기술 연구 풍토는 제대로 된 연구를 만들어 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3년간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이하 연구회)를 이끌어 온 원광연 이사장은 20"52시간제 시대에서도 재량근로제를 통해 연구 자율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 각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에 이를 확산하는 정책을 취했다"고 밝혔다.

원 이사장은 이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출연연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말하고 "52시간제는 국가·사회적으로 반드시 추진해야 할 정책이지만 과학기술 연구개발(R&D)과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는 재량근로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말은 부드럽게 했지만 꼭 해야 할 말이라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는 작심하고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연구행위에 시간이라는 개념이 도입되면 대한민국은 망한다고 생각한다. 연구는 시간 개념을 떠나 우수한 성과를 내기 위한 자기와의 싸움이고, 재량근로제를 확산하면 출연연 본연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재량근로제 제대로 적용 시 연구 성과 낼 수 있다

오는 223년 임기를 마치는 원 이사장은 이날 국감에서 소회와 향후 출연연 발전을 위한 당부의 말도 남겼다.

그는 "연구과제중심제도(PBS)가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돼 있다.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해 기관과 부처 간 협약을 맺고, 기관이 중장기적으로 책임지고 연구를 수행하는 시스템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 채용만으로는 우수 인재를 영입할 수 없다""공정하고 객관적인 채용 절차를 지키면서도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감에서 원 이사장은 "인력은 결국 연구역량 핵심"이라며 "여성 과학기술인을 육성하고 출연연으로 영입하는 전략적 방안과 해외 인력 영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학기술계 원로들은 이번 원 이사장의 발언이 그가 맡아온 기관 뿐 아니라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에 남기는 정금과 같은 충언이라고 해석했다. 정치적 해석을 하지 말고 과학기술계를 이끌어 갈 당국의 수장들이 귀 기울여 들어야 할 충고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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