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강의로 수능 준비하는 재수생 많아져

온라인 강의로 ‘현역’보다 준비하기 쉬워

대학은 휴학 증가에 노심초사

대학수능 2021
대학수능 2021

코로나19가 대학생활에 미친 여파가 재수·반수 열풍이라는 새로운 결과를 낳고 있다.

올해 청주의 한 국립대에 입학한 A(19)군의 경우 지난 22일 모교에서 재학생 후배들과 함께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응시했다.

그는 다른 대학에 가기 위해 '반수'를 결심했는데, 이 때문에 첫 학기 중간고사를 마친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수능 관련 인터넷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이번 학력평가 응시는 자신의 현재 학력수준을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다.

반수는 대학을 다니면서 수능시험에 참가하는 것을 말한다.

A군과 같은 사례가 비일비재한 상황에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에는 반수생들이 많이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온라인 강의·소속감 못 느낀 코로나 학번줄줄이 재수행

 

코로나19 사태로 대학가의 수업 중 상당수가 전체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수능시험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많았던 것이 요인으로 풀이된다.

동기·선배들과 만나는 것도 어려운 데다가 대학 생활의 꽃이라 불리는 동아리·학생회 활동, 축제 등 캠퍼스 생활도 경험키 어려운 경우가 많아 이른바 '반쪽 대학 생활'로 자조하면서 대학에 대한 소속감이 하락하는 것도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때문에 올해 대학 신입생은 '코로나 학번'으로 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의 경우 충북에서만 재수생 894명이 응시했다. 모교에서 시험을 본 학생 상당수는 학원에 다니지 않고 수험을 준비하는 반수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학력평가 응시생을 고려했을 경우 올해 반수생 비율은 전년도의 배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수생 중 상당수는 학원에 다니지 않고, 인터넷 강의 수강을 활용하면서 혼자 공부하는 '독학 재수'를 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를 이용해 독학하는 학생들의 일과나 공부 스케줄 등을 관리해주는 '독학 재수반'을 운영하는 입시학원도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대학 신입생 중 절반 가량이 반수를 생각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교육평가기관인 유웨이가 이달 2326일 자사 입시 포털사이트 유웨이닷컴 회원을 대상으로 반수 의향이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46.5%가 반수 의사가 있다는 답변을 보였다. 해당 조사에는 지난해 수능을 치른 대학생 738명이 참가했다.

이처럼 대학가 곳곳에서 반수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대학에서는 2학기 휴학생의 급증을 걱정하고 있다.

청주의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가의 반수 열풍에 대해 "반수, 입대, 취업 한파에 따른 휴학 등으로 2학기에는 등록 학생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나 큰 대책이 없어 더 답답하다"라는 하소연을 보였다.

국내 입시 전문가들은 대학가에 부는 재수생과 반수생 급증 현상에 대해 코로나19가 미친 어쩔 수 없는 현상임을 인정하면서도, ‘현역3인 재학생들이 상당한 피해를 볼 것으로 내다보면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수능 성적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정시의 경우 재수생 강세는 매년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현상이기도 하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재학생보다 재수생이 공부하기 편한 환경이라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발생해 올해 입시 상황에 대해 재수생과 재학생 모두가 피해를 입지 않는 대입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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