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슬퍼런 미국, 어깃장 놓는 영국, 미국 심기 불편 역력

1조5000억원 투자해 400명 고용…케임브리지 인근 투자 예정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화웨이 장비를 어디까지 어떻게 쓸 것인가를 두고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의 눈치를 보며 주저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정부가 미국의 심기를 크게 건드리고 나섰다.

그것도 영국 정부가 먼저 밝히기 전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잉글랜드 지역에 설립할 연구·개발(R&D) 센터가 영국의 승인을 받았다고 25(현지시간) 밝혀 놀라움을 던져주었다.

영국의 반란이라는 비난이 나올 정도로 미국 정부는 불편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중국 화웨이 R&D 센터는 화웨이가 잉글랜드 케임브리지 인근 부지에서 진행할 대규모 투자의 일환이다. 10억 파운드(15000억원)를 투자하는 R&D 센터는 400명을 고용해 광섬유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에 이용하는 광학 장비 생산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빅터 장 화웨이 부회장은 "영국은 활기차고 개방된 시장의 발상지로,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진 곳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화웨이 전세계 동참 전략에 구멍

그럼에도 화웨이의 영국 R&D 센터 구축은 전 세계에 화웨이 제재 동참을 요구하고 있는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15G 통신망 구축사업과 관련해 비핵심 부문에서, 점유율 35%를 넘지 않는 조건 하에 화웨이 장비를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집권 보수당 내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신뢰할 수 없는 화웨이 장비에 의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영국 내에서도 찬반 논란이 격렬해 어렵지 않겠느냐는 언론 보도가 뒤따랐다. 그럼나 이번에 영국 정부가 승인함으로써 미영 관계의 불편함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화웨이 장비 사용이 미국을 포함한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동맹국들과의 정보 협력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해 5월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려 미국에서 부품 구매 등을 할 때 반드시 미 당국 허가를 받도록 규제한 데 이어 올해 5월에도 반도체 구매와 관련한 추가 제재를 부과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도·감청 전문 정보기관인 정부통신본부(GCHQ) 산하의 국립사이버안보센터(NCSC)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에 따른 추가 리스크를 검토하고 있다.

관련 검토 결과는 수주 내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IT업계에서는 사실 시스템을 안 쓰면 몰라도 화웨이 장비 사용 한계와 구분을 명확히 정리하기가 어렵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다 쓸 경우에는 더 구분하기 어려워 사실상 영국 정부가 화웨이 사용을 인가한 것이라는 지적이 맞는 말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친서방 중의 친서방인 영국의 배신이 미국 정부의 화웨이 차단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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