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번째 규제 비웃듯 거래 활발해져 매물 줄고 호가 높아져

소외당한 김포한강·파주운정 등 2기 신도시에 관심↑

경기도 파주 운정 신도시 아파트
경기도 파주 운정 신도시 아파트

 

가장 강력했다는 6.17 부동산 규제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규제 밖 바로 주변지역부터 부동산 붐이 일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에서는 기존에 팔리지 않았던 매물들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어요. 어제만 해도 매매 계약서만 5건이나 썼네요. 지금 5분꼴로 문의 전화가 와요. " (김포시 운양동 부동산중개업소 직원)

"어젯밤만 해도 집을 팔겠다던 집주인이 오늘 오전에는 갑자기 안 팔겠다네요."(파주시 와동동 공인중개사)

정부가 지난 17일 경기도 대부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것을 비롯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초강도 규제책을 내놓은 가운데 규제 지역으로 묶이지 않은 김포와 파주는 벌써 부동산 시장이 들썩일 조짐을 보인다.

정부는 경기 김포와 파주, 연천, 동두천, 포천, 가평, 양평, 용인 처인구 일부, 남양주 일부, 인천 강화와 옹진 등은 부동산 가격 불안 요인이 없다고 보고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김포 한강신도시와 파주 운정신도시를 중심으로 하루도 안 돼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전날 대책 발표 직후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거래가 활발했고, 이런 분위기를 파악한 일부 집주인은 호가를 높이거나 매물을 거둬들였다.

김포시는 운양동에서 '대장주'로 꼽히는 한강신도시롯데캐슬과 한강신도시반도유보라2차를 중심으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 상당수는 이날 오전에도 방문자와 함께 집을 보러 가느라 전화 응대가 어려운 곳이 많았다.

전화 연결이 된 곳 가운데 한 곳은 어제 대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묻자 대뜸 "갭투자 하실 거죠?"라고 묻기도 했다.

김포한강신도시에서 영업하는 한 중개업소 사장은 "김포 지역은 전반적으로 거래가 부진한 상황이었는데, 김포가 규제지역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 같다""그간 거래가 되지 않았던 물건이 어제와 엊그제 많이 소진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전화 문의가 많다""매수세가 몰리면서 가격 상승 분위기가 조성될 것 같은데, 좀 지켜봐야겠다"고 덧붙였다.

김포한강신도시의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도 "어제 대책이 나온 직후 전화 문의가 많았다""김포한강신도시가 그동안 저평가돼 있어서 싸게 나온 물건을 잡으려는 전화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파주 운정신도시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운정역 부지 근처에 있는 파주시 목동동 힐스테이트운정 전용 59와 전용 60는 전날 각각 48000만원, 5억원에 매매 계약됐다.

이는 전용 59가 지난 643500만원(23), 전용 60가 지난달 30일에 45900만원(11)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정부의 전날 대책 발표 후 가격이 41004500만원 상승한 셈이다.

이 단지와 인접한 운정센트럴푸르지오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일제히 거둬들이는 바람에 매물이 씨가 마른 상황이라고 한다.

파주시 와동동 해솔마을7단지롯데캐슬은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 15일과 16일에 전용 84가 급매물이라고 할 수 있는 3억원 후반대에 잇달아 팔리더니, 대책 발표 직후에 매매 시세가 4100042000만원으로 올랐다. 호가는 최고 46500만원까지 뛴 상태다.

파주 운정신도시의 한 부동산중개업소는 "대책 발표 후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오늘 아침에도 매도인에게 확인 전화를 했더니 물건을 거둬들이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가 돈줄을 더 옥죄고 규제의 범위를 넓혀 21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정작 규제 밖 사각지대에서 투자수요는 이를 비웃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천안 아산도 들썩, 청주와 가까운 이점 각광

 

천안과 아산은 최근 집값이 단기에 들썩였던 세종, 대전, 청주와 가까워서 그런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자마자 투자자들이 문의를 쏟아내는 통에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전화를 받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이곳은 최근까지 공급과잉에 따른 집값 하락세가 잦아들고 최근 상승 전환한 지역이기도 하다. 천안 아산 지역은 비교적 청정지역인 데다 청주가 가깝다는 점에서 규제 대상지역이 될 것이란 소문도 있었는데 정작 크게 오를 기미가 없어 규제에서 빠졌다. 그리고는 대책이 나오자마자 난리가 난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천안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작년 1월부터 10월까지 내내 마이너스를 그리다 11월에 전월보다 0.08% 오른 이후 지난달까지 매월 소폭씩 올랐다.

아산 아파트값은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매월 소폭씩 떨어졌다가 10월부터 전월보다 0.19%오른 이후 오름세를 보였고 아산탕정지구 부동산 시장은 삼성의 탕정 디스플레이 생산 라인에 1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이후부터 들썩였다. 올해는 등락을 반복했고 5월에는 0.1% 상승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규제로만 이렇게 물밀 듯이 밀려드는 투자자들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어디를 어떻게 틀어막든 풍선효과는 발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막을 생각보다는 터줄 생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투자자들이 민간기업에 매력을 느끼고 투자하도록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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