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보도, 유럽에 미칠 영향 예의주시, 한국경제에는?

로마 콜로세움에 휴관 안내문이 붙었다. 이탈리아가 강도높은 봉쇄에 들어갔다.
로마 콜로세움에 휴관 안내문이 붙었다. 이탈리아가 강도높은 봉쇄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던져준 충격파로 인해 EU 결속이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 일간 뉴육타임즈(NYT)는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증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민주적이라 자부해온 일부 유럽 국가들이 몸을 잔뜩 움츠리고 있다고 8(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보건 당국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 환자가 737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혀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중국에 이어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사망자는 366명이나 돼 우루니라 51명과는 비교조차 안 되는 높은 치사율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 정부는 롬바르디아주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지역을 '레드존'으로 지정해 봉쇄하는 행정명령으로 이탈리아 전체 인구 4분에 1에 달하는 1600만명의 발을 묶는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문제는 이와 같은 이탈리아 정부의 고강도 봉쇄 정책이 이탈리아 경제를 멈춰 세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유럽 경제 전반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에는 중국 못지않게 많은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포진해있는 만큼 이번 봉쇄 조치로 자동차 부품 공급망이 불안정해져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탈리아만큼은 아니지만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각각 코로나19 확진자가 1126, 902명씩 추가로 나오면서 1000명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를 권고하는 등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프랑스와 독일, 체코 등은 자국 내 공급 부족 사태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마스크와 장갑 등 코로나19 예방활동에 필수적인 위생용품 수출을 제한했다가 EU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NYT는 이를 두고 EU가 대륙 전체에 걸쳐서 발생하는 공중보건 위기를 대응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보건 분야는 전통적으로 EU 회원국 저마다의 의료체계를 바탕으로 스스로 통제해왔기 때문에 EU가 아무리 '하나의 유럽'을 지향한다고 해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른 이탈리아 주변국 역시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차·기차로 이탈리아를 다녀온 사람 중 열이 나는 사람을 대상으로, 크로아티아는 이탈리아를 거쳐온 트럭 운전사를 대상으로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슬로베니아는 500명 이상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금지했고, 체코의 안드레이 바비스 총리는 이탈리아가 자국민의 해외여행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럽경제 전반 침체와 한국 경제 영향 우려

 

문제는 유럽 지역 전체가 여행이 자유롭다보니 통제가 쉽지 않고 감염 추적도 어렵다는 것이다.

대다수 EU 회원국은 솅겐 조약에 따라 국경을 통과할 때 여권 검사 등을 생략해 회원국 간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나 전염병 확산과 테러 공격 등 위기상황에는 이를 제한할 수 있다.

전염병 전문가인 프랑스 의학아카데미 회원 프랑수아 브리케르는 "바이러스가 점점 더 자주 나타나는 세상에 살고 있는데 매번 이런 식으로 대응한다면 경제 전체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영국도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으나 점점 감염이 확산되는 추세다. 영국 보건부는 현지시간 8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273명으로, 전날 대비 64명 늘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모두 23513명에게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해, 23240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사망자는 2명이다.

국내 전자업계는 유럽의 봉쇄가 또 다른 경제침체와 연쇄 감염으로 나타나게 되면 한국경제에 또 다른 근심거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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