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외교 타개책과 기업 지원책이 간절해

베트남 하노이 국제공항 카운트. 고객이 없어 텅텅 비어 있다.
베트남 하노이 국제공항 카운트. 고객이 없어 텅텅 비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7일부터 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하늘길이 화물기를 제외하고 완전히 막히게 돼 한-베트남 협력 사업을 추진하던 기업들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6일 코트라(KOTRA) 베트남 하노이무역관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한국인에 대한 신규 노동 허가와 상용비자 발급이 사실상 중단되고 무비자 입국도 임시 불허되면서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이 애를 먹고 있다.

이 때문에 특히 기술진의 출장이나 파견이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일부 기업의 경우 생산라인 신설이나 증설을 하지 못하고 있다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기존에 계약했던 제품의 납기를 맞추지 못해 계약을 파기하는 상황까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규 투자는 아예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하노이무역관 관계자는 "특히 설비를 다루는 기술진의 입국이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호소하는 중소기업이 많다"면서 "당장 피해가 없어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하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은 베트남 당국을 상대로 시급한 기업 출장자의 입국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적극 설득하고 있다.

한편 공항 관계자는 제3국을 경유하는 것도 제한적이어서 양국 간 인적교류가 극히 드물어질 것으로 내다 봤다.

베트남은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지난달 26일 대구, 경북 지역 거주자와 최근 14일 안에 이곳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고 29일부터는 한국민에 대해 15일간의 무비자 입국을 임시 불허하기로 했다. 이어서 이달 1일부터 한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을 14일간 시설에 격리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하노이시의 경우 지난달 28일부터 한국발 입국자의 시설격리를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양국 국적 항공사들이 앞다퉈 직항 노선 운항을 대폭 줄이다가 급기야 중단하기 시작했다.

한국 국적 8개 항공사 가운데 7개 항공사가 4일 직항 노선 운항을 모두 중단했고, 아시아나항공도 6일 오후 하노이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만 승객을 태우고 가는 '페리 운항'을 끝으로 하노이 노선 운항을 끝냈다.

베트남 국적 4개 항공사 가운데 3개 사도 지난달 중하순부터 4일 사이에 차례로 한국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비엣젯항공도 7일부터 이달 말까지 한국 노선 운항을 하지 않기로 했다.

매주 왕복 500편이 넘는 여객기가 다니던 양국 간 하늘길이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 달까지 끊기면서 관광객의 불편은 말할 것도 없지만 기업인들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이다.

우회 노선도 어렵다. 7일부터 양국을 오가려면 제3국을 경유할 수밖에 없지만, 이웃 라오스는 이미 한국 노선이 완전히 끊긴 상태이고, 중국과 베트남을 오가던 여객기는 일찌감치 운항을 중단했다. 또 싱가포르와 홍콩도 한국발 외국인의 입국을 막고 있다.

필리핀과 캄보디아를 경유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우회로가 먼 데다 지역에 따라 연결편이 없거나 운항 횟수가 적어 일정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여행사들은 태국 방콕 경유를 추천하면서 연결편이 이착륙하는 곳이 돈무앙공항인지, 수완나품공항인지 반드시 확인해 낭패를 보인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러나 방콕을 경유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추가된다.

베트남에 많아 나가 있는 삼성전자 롯데 등 대기업들은 지사와 공장이 있어 당분간은 버틸 수 있지만 장기화 되면 이 마저도 어려워진다. 중소기업이 애로사항은 말할 것도 없다. 당장 물류가 끊어지고 인적 교통이 막히기 때문에 심각한 상황을 맞을 것이 분명하다. 정부의 지원책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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