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연구진, 차량 무게로 도로 위 전기 생산하는 기술 개발
서울 부산에서는 블랙 아이스 축출 위한 아이디어 속출

겨울철 자동차가 굴러만 가도 전기가 발생하는 기술이 개발돼 블랙아이스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겨울철 자동차가 굴러만 가도 전기가 발생하는 기술이 개발돼 블랙아이스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제공=한양대]

겨울이 깊어지면서 노면이 살짝 얼어 블랙아이스가 만들어지는 바람에 도로 곳곳에서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자 운전자들의 걱정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걱정은 덜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의 무게로 전기를 만들고 동시에 '블랙 아이스' 등 노면 상태도 점검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기 때문이다.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에 살짝 온 얇은 얼음이다. 이 얼음이 자동차의 브레이크를 방해해 복합 충돌 사건을 연일 일으켜 왔다.

21일 한양대에 따르면 이 대학의 성태현 전기·생체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최근 차량의 하중을 전기로 바꾸는 '압전(壓電) 발전장치'를 도로에 설치하는 기술을 크게 향상시켰다.

차량이 도로를 주행하면 노면에는 진동이나 변형, 마찰이 생긴다. 이때 도로에는 에너지가 발생하지만 붙잡아두기 힘들어 '버리는 에너지'에 불과했다.

그간 이 에너지를 재활용하려는 '에너지 하베스팅(수확)' 연구는 세계적으로 활발한 추세였지만 도로 위에 까는 장치의 발전 효율이 높지 않아 상용화가 힘들었다.

개발은 진행되었지만 경제성이 떨어져 실용화하기 어려웠다. 이런 가운데 성 교수 연구팀은 전력 밀도가 높은 세라믹 소재를 사용해 발전량을 기존 해외 연구보다 10배 넘게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여주 시험도로에 발전장치를 매설해보니 자동차 1대가 지나갈 때 10급 무선 센서를 10초 정도 작동시킬 전기가 생산됐다.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외부의 전력 공급 없이 '스스로' 에너지를 수급하는 무선 센서가 도로의 온도·습도·압력·변형 등을 측정할 수 있게 되고 이 정보가 교통관제센터 등으로 전달되면 사전에 블랙아이스의 존재를 알아차리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게 된다.

성 교수는 "겨울철 주요 사고 원인으로 지적되는 '블랙 아이스'(도로 위 살얼음) 유무를 미리 파악하는 등 사고 예방 시스템 구축은 물론 사물인터넷(IoT) 산업 전반에서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압전발전장치 그림
압전발전장치 그림. [제공=한양대]

 

서울 부산의 블랙 아이스 해결 도전 

 

서울시는 21일 올해부터 인력 모니터링 대신 지능형 강설·결빙 감지센서 신기술을 적용해 눈 또는 얼음이 감지되는 즉시 액상살포장치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시는 그동안 상황실 근무자의 모니터링을 통해 원격으로 가동하는 액상살포장치(물로 된 제설제 살포기)를 고갯길, 지하차도, 고가차도 등 제설 취약구간에 설치해 관리해왔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겨울철 44곳의 액상살포장치를 모두 인력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작동하는 지능형 제설장치로 바꾼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해 11월 서대문구 통일로에 지능형 감지센서가 장착된 액상살포장치를 시험 설치해 운영 중에 있다. 신규설치를 10대 더해 연말까지 총 54곳에서 가동한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도내 18개 시·, 경찰서도 블랙아이스 축출에 적극 나섰다.  이 기관들은 합동으로 겨울철 노면을 전면 재조사해 겨울철 상습결빙구간을 기존 288개소에서 345개로 확대 지정하는 등 도내 상습결빙구간 실정에 맞는 '도로살얼음 대응 지침'을 수립해 배포하기로 했다.

또 운전자들에게는 당초 3개사에서 시범운영 중인 상습결빙구간 내비게이션 음성안내를 전체 운영사로 확대키로 했다. 또 도로결빙 발생 시 인근 주민들에게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는 등 운전자에게 신속한 도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기존 일반 도로 표지와 비교해 시인성이 좋은 LED 안내표지를 도내 200개소에 설치해 결빙구간 안전운전을 유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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