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남북 정상회담에 깜짝 등장해 네티즌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 여성들의 삶이 재조명 되고 있다.

북한에도 1% 부유층이 있으며 이들은 수도 평양에서 마치 뉴욕 맨해튼과 같은 삶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016년 "이들이 사는 세계는 '평해튼'(Pyonghattan)'이라 부를 만하다"고 보도했다.

최근 북한 노동당 7차 대회를 취재한 WP 기자들은 "평양 주체탑 근처 독일식 레스토랑에 갔을 때 메뉴판에서 구운 감자와 같이 나오는 프라임 스테이크의 가격이 48달러, 우리 돈으로 약 5만 6천 원인 것을 봤다"고 했다.

또 WP는 "려명단지에는 스시바와 바비큐 식당이 있었고 주민들이 무리지어 고기를 구워 먹고 있었다"며 "이곳 여종업원은 WP 취재진에 1인분에 50달러 하는 쇠고기를 평양 소주와 함께 추천했다"고 전했다.

WP는 평양 중심부에 위치한 레저 단지에서는 러닝머신에서 달리면서 디즈니 만화를 모니터로 보거나 요가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시간당 500달러의 결혼식장으로도 이용되는 호화 레스토랑과 아이스모카를 9달러에 파는 커피숍도 봤다고 전했다. 

18개월 전만 해도 평양에서 이런 삶을 누렸다는 탈북자 이서현(24)씨는 워싱턴 포스트에 "북한에서는 옷을 보수적으로 입기 때문에 헬스클럽 같은 곳에서 몸매 자랑하는 걸 좋아한다"며 여성들은 레깅스와 꼭 끼는 타이트 톱을 입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여성들 사이에 가장 인기있는 브랜드는 엘르이고 남자들은 아디다스와 나이키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씨의 오빠는 보통 '평해튼'에서는 유니클로, 자라, H&M 같은 브랜드가 인기라고 전했습니다. 젊은이들은 중국에 갈 때 운동할 때 입는 브랜드 제품을 사려고 목록까지 만들어간다고 그들은 말했다.

영국인으로 북한에 금융교육 교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앤드레이 에이브러해미언은 "거기는 멋진 장소다. 거기 있으면 세계 여느 나라에 있는 것처럼 느낄 것"이라며 "하지만 가격이 비싸 돈깨나 있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WP 기자단에 따르면 북한인 2500만명 가운데 300만명 정도가 아리랑 스마트폰 등 휴대폰을 갖고 있어 가족에 대해 물어보면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 WP 기자는 "평양 시내에는 몇몇 사람들이 애완견을 데리고 다니는 것을 봤는데, 이는 몇 년 전만 해도 볼 수 없던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둘에 따르면 여성들은 김정은의 부인으로 패션 감각이 있다는 리설주를 본떴는지 좀 더 밝고 유행을 타는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성형 수술도 평양에 상륙해 자리를 잡았으며 쌍꺼풀 수술과 코 높이 수술은 기본이며 쌍꺼풀 수술은 의사의 실력에 따라 50∼200달러를 호가한다. 

WP는 "이 모든 것이 진실을 숨기기 위한 겉치레일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가난은 더 이상 공평히 나눠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한편 남북의 퍼스트레이디의 첫 만남은 27일 오후 6시18분께 평화의 집 앞에서 이루어졌다.

리설주 여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두 정상의 '판문점 선언' 발표 직후 도착해 미리 와 있던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함께 리설주 여사를 맞은 문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하루 사이에 아주 친분을 많이 쌓았습니다. 두 분도 친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라 인사 했다. 

이에 리설주 여사는 "아침에 남편께서 회담 갔다 오셔서 문 대통령님과 진솔하고 좋은 얘기도 많이 나누고 회담도 잘됐다고 하셔서 정말 좋습니다"라 화답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는 이번 회담의 마지막 일정인 환송행사에서 판문점 평화의집 전면을 스크린 삼아 상영된 '하나의 봄' 영상을 감상했다. 

10분간 진행된 환송행사 직후 김 위원장 부부는 북측으로 향하는 차량에 오르기에 앞서 문 대통령 부부와 작별 인사를 했다.

김 위원장은 "또 뵙겠습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악수를 했고, 김 여사와 리 여사는 포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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