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를 비롯해 전남 화순군과 담양군에 걸쳐 뻗어 있는 무등산은 우리나라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유순하고도 아늑한 산세를 지녀 '어머니의 산'이라고 불린다.

최고봉은 해발 1,187m의 천왕봉으로 천 미터를 웃도는 높은 산이지만, 부드러운 능선 따라 봄이면 철쭉, 여름이면 초원, 가을이면 억새, 겨울이면 설화가 장관을 이루어 많은 산객이 찾아 든다.

22일 오전 7시 35분 방송되는 이번 주 무등산의 가을 속으로 향한 이들은 무등산 국립공원의 소장이자 산과 자연을 좋아하는 정장훈 씨와 그의 대학생 딸 정수지 씨. 바쁜 생활로 함께 하는 시간이 부족했던 부녀가 모처럼 나선 정다운 산행에 영상앨범 산이 동행했다.   

먼저 무등산 둘레길인 ‘무돌길’의 화순 구간을 따라 걸음을 내딛는다. 광주광역시 동구와 북구, 전남 담양과 화순에 걸쳐 32개 마을을 잇는 무돌길은 무등산을 한 바퀴 도는 길로 무등산의 옛 이름인 ‘무돌뫼’에서 그 이름이 지어졌다. 가을 색 짙어가는 황금 들녘을 따라 정감 가는 시골 풍경 속을 걸으며 무등산 자락에 깃든 산골의 삶과 사람들, 옛길의 과거와 현재의 풍경을 만난다.

본격적인 무등산 산행은 전남 화순 쪽의 무등산편백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해 안양산 정상, 백마능선을 따라 무등산을 향해 가는 코스를 따른다.

대표 코스는 아니지만 억새가 만발하는 가을이면, 그 비경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길이다. 울창한 편백 숲을 지나면 안양산 정상까지 줄곧 오르막이 이어지지만 비교적 걷기 수월하고 곳곳에 조망이 트여 있어 편안한 산행을 이어갈 수 있다.

한동안 계속되던 오르막을 지나 첫 번째 목적지, 안양산 정상(853m)에 선다. 호남정맥의 일부이자 무등산과 한 줄기를 잇는 안양산은 북쪽에는 듬직한 풍채의 무등산이 솟아 있고, 지나온 길 아래로는 기다란 산릉이 뻗어 있어 빼어난 조망을 선사한다.

이어서 무등산 방향으로 뚜렷하게 나 있는 백마능선에 접어든 일행. 광활한 억새 군락을 따라 큰 경사 없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백마능선은 가을철 은빛 억새가 바람에 휘날리는 풍경이 마치 광야를 달리는 백마의 갈기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은빛 속살을 드러낸 무등산의 가을을 만끽하며 올라선 바위 봉우리, 낙타봉(930m)에서는 모난 데 없이 부드럽게 뻗어나간 무등산 줄기를 비롯해 발아래 화순과 광주까지 넉넉한 풍광이 사방에 펼쳐진다.

그렇게 인심 좋은 무등산의 조망을 즐기며 얼마나 걸었을까. 내내 푸근하던 흙산의 풍경이 사뭇 달라지기 시작한다. 수 천만 년 전의 화산활동이 남긴 돌기둥, 주상절리대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다른 산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무등산만의 신비로운 경관이다.   

그중 서석대(1,100m)는 마치 석수장이가 다듬어 놓은 듯 기묘한 모습을 품고 있어서 ‘신의 돌기둥’이라 불리기도 하고, 노을이 비치면 수정처럼 반짝인다고 해 ‘수정 병풍’이라는 예쁜 별명까지 얻은 곳. 그 정상에 서니 석양으로 곱게 물든 무등산과 광주, 화순 일대의 전경이 잊지 못할 감동을 선물한다.

화순적벽은 전남 화순군 이서면 창랑리, 보산리, 장항리 일대에 걸쳐 있는 경승지. 전라남도 기념물 제60호. 중국 양자강 상류의 적벽과 비슷하다고 이름 붙여졌다.

동복천의 상류인 창랑천 유역과 무등산에서 발원한 영신천이 합류되어 태고의 절벽을 스치며, 강의 유역에는 크고 작은 수려한 절벽이 있다.

그 중 동복댐 상류의 장항리에 있는 이서적벽(二西赤壁)과 보산리에 있는 적벽, 창랑리에 있는 적벽, 창랑리 물염마을에 있는 적벽 등이 유명하다. 이서적벽은 다른 말로 노루목적벽이라고도 하는데, 수려한 자연경관과 웅장함 때문에 동복댐의 건설로 수몰되기 전까지는 이곳 적벽의 대표로 꼽혔다.

물염적벽(勿染赤壁)은 규모나 주위의 경치면에서 노루목적벽에는 미치지 못하나 언덕 위에는 물염(勿染) 송정순(宋庭筍)이 ‘티끌 세상에 물들지 말라’는 뜻으로 세운 물염정(勿染亭)이라는 정자가 있다. 이 적벽은 김병연(金炳淵, 김삿갓)이 최후를 마친 절경지로 유명하다. 보산적벽(寶山赤壁)은 규모는 작으나 경치가 아름다웠다.

그러나 1982년부터 1985년에 걸쳐 지역 주민을 위한 상수도용의 동복댐을 만든 뒤 절벽의 일부가 수몰되어 가까이 볼 수 없게 되었다. 창랑적벽은 도석리의 뒷산을 넘으면 있는데 동쪽의 창랑리에서 바라보면 웅장한 느낌을 준다. 잔잔한 강 위로 화순적벽의 바위 빛이 서로 교차되어 투영되는 광경은 마치 푸른 비단 폭에 동양화를 그려 놓은 것 같다.

여름에는 송림이 우거져 푸르름과 조화를 이루고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이 어울려 더욱 아름다운 경치를 자아낸다. 근처의 북면에는 수질이 좋은 화순온천(和順溫泉)이 있어 적벽과 연계해서 관광할 수 있는 곳이다.

무등산의 가을이 그려낸 수채화 같은 풍경, 그 아름다움을 <영상앨범 산>에서 만난다.

◆ 출연자 : 무등산 국립공원 소장 정장훈 님, 대학생 딸 정수지 님◆ 이동코스 : 화순적벽 ~ 무돌길 화순구간 ~ 무등산편백자연휴양림 ~ 안양산(853m) ~ 낙타봉(930m) ~ 장불재 ~ 서석대(1,100m) ~ 중봉(915m)

◆ 방    송 : 2017년 10월 22일 (일, 오전 7시 35분) ch. KBS 2 TV

◆ 제    작 : 프로라인 on TV                

              (연출 - 김 석 원,  글 - 김 경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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