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이 JTBC의 '최순실 대통령 연설문' 보도에 이어 최순실이 윤전추 행정관과 이영선 행정관과 박 대통령의 의상을 함께 도운 정황을 보도해 박 대통령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TV 조선은 25일 단독보도로 최순실이 대통령의 옷과 가방, 소품 등을 만들고 수선하고, 고르는 이른바 의상실 내부 영상을 공개했다.

2014년 11월 3일 촬영된 해당 영상에는 이영선 청와대 제2부속실 행정관이 '샘플실'로 불리는 최순실씨의 건물 한 구석에서 최순실에게 예의 바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장면이 등장한다.

유도 선수 출신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대통령을 최근접 거리에서 경호해온 인물인 이 행정관은 최순실 씨에게 온 전화를 대신 전달하거나 음료수를 책상에 정렬하는 등 최씨의 심부름을 맡는 행동을 보였다.

이 행정관은 특히 최씨에게 전화를 전달하기 전 휴대전화 화면을 옷으로 닦았고 통화가 끝난 후 최씨가 건넨 휴대전화를 두 손으로 받기도 했다.

영상에는 최씨는 휴대전화를 건넬때 이 행정관의 얼굴도 쳐다보지 않고 마치 하인 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당시 그의 오만한 힘을 느끼게 만든다.

최씨가 손가락으로 뭔가 지시하자 이 행정관은 허둥지둥 서두르며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도 보였다.

또 다른 영상에는 최씨의 인사 청탁 의혹이 불거진 바 있는 윤전추 행정관도 의상실을 방문해 최씨의 일을 거들었다.

11월 24일 촤영된 영상에서 윤 행정관은 최씨에게 서류를 보여주거나 옷을 직접 펼쳐 보였고 최씨가 건넨 운동화를 살펴보는 등 청와대에 소속된 공직자가 보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윤전추 행정관은 연예인 몸매관리로 강남에서 소문난 여성 헬스 트레이너였다가 지난 2014년 2월 이례적으로 청와대 제2부속실 행정관으로 채용됐다.

당시 파격적인 채용에 대해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추천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청와대는 부인해 왔다.

TV조선은 "최씨가 민간인 신분인데도 박대통령 순방일정 모두 알고 있었다. 순방일정은 청와대 출입 기자들에게도 일정기간 극비에 부쳐지고 민간에겐 극비사항"이라며 "최씨가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 알 수 있는 정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JTBC는 24일 '뉴스룸'을 통해 최순실 씨의 PC에 들어 있는 파일 200여 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박 대통령의 연설문·국무회의 자료·대통령 당선 소감문 등 44개의 파일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는 "지난주 최순실 씨의 최측근이라고 하는 고영태 씨를 취재한 내용을 단독으로 보도했는데,'최순실 씨가 유일하게 잘하는 것이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하는 것이다'는 내용이었다"면서 "(영태) 씨의 말을 보도한 배경에는 사실 또 다른 믿기 어려운 정황이 있기 때문이었다"며 최순실 씨의 PC에서 발견된 실제 문서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파일들은 박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연설하기 전에 최 씨에게 전달됐으며 일부 문건은 곳곳에 밑줄이 그어져 있거나 내용과 순서를 바꾼 흔적이 있었다.

JTBC는 입수한 원고 곳곳에 붉은 글씨가 있었고, 박 대통령이 실제로 읽은 연설문에서 일부 내용이 달라지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지난 2013년 8월 전격 단행한 허태열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비서진 교체와 관련한 자료 또한 최씨가 하루 전에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JTBC는 "이 문서가 작성된 PC의 아이디는 '유연'으로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개명 전 이름과 같다"면서 "취재 결과 이 파일은 다른 컴퓨터로 전달됐다가 수정된 뒤 다시 최씨의 컴퓨터로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 파일을 최씨가 직접 고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JTBC는 최씨에게 전달된 문건의 작성자가 박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라고 보도했다. 연설문 유출 시점인 2012년 12월~2014년 3월 사이 연설기록비서관은 조인근 전 비서관이었고 대통령의 1·2부속비서관은 이른바 '문고리 3인방'에 속하는 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이었다.

여권 일부에서는“청와대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이자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호성 제1부속 비서관이 문건을 내보낸 당사자”라는 설이 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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