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택과 캐디를 맡은 부친 이용수씨

“‘장타쇼’를 보여드릴게요.”

주인공은 드라이버를 350야드씩 시원하게 때리는 새내기 이승택(21·브리지스톤). 그는 조금 특이하다.

그의 부친 이용수(51)씨가 ‘골프지존’ 타이거 우즈(40·미국)에게 골프를 가르치려고 골프를 배운 얼 우즈(작고)와 흡사하다.

베트남 참전용사였던 얼 우즈는 1932년 캔자스주 맨해튼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는 캔자스주립대 시절 포수로 활약해 ‘빅 에이트’ 콘퍼런스야구대회에 출전한 최초 흑인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43살에 태국출신 쿠틸다와 재혼해 우즈를 낳았다. 얼 우즈는 6개월 된 우즈를 의자에 앉혀 놓고 스윙 연습을 했다.

토목공학을 전공한 이용수씨도 아들을 위해 대기업 임원에서 프로골퍼 변신한 케이스다. 2001년 프로자격을 땄다. 이유는 아들을 가르치는 교습가가 마음에 들지 않은 탓이다. 사실 이용수는 축구집안이다. 큰 아버지가 유명한 이용길 미드필더다. 부상을 당한 뒤 축구금지령이 떨어졌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골프다.

운동유전자를 물려받은 탓인지 이승택은 초등학교 2학년에 클럽은 잡은 뒤 5년 뒤 제주도지사배에서 우승했다. 2011년 전국체전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2012년 상비군을 거쳐 국가대표를 지냈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투어에 합류했다. 장타력에 비해 퍼팅이 불안해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언제든지 우승할 수 있는 뛰어난 기량을 갖추고 있다. 특히 몰아치기가 강점이다. 주니어시절 클럽900에서 열린 호심배에서 친 9언더파 63타가 베스트스코어다. 남서울CC에서 열린 허정구배에서는 7언더파 65타를 쳤다. 

176cm, 85kg의 이승택은 단단한 체격을 갖고 있다. 특히 하체가 강하다. 여기에 밸런스도 뛰어나다. 이것이 장타를 내는 기본이다. 평균 310야드를 날리며, 마음 놓고 때리면 400야드는 훌쩍 넘긴다. 이 때문에 파4홀에서 1온을 노릴 때가 많고, 파5홀은 2온을 시도한다.

다만, 이제 2년차여서 아직은 뚜렷한 성적은 내지 못하고 있다. ‘미완(未完)의 대기(大器)’인 셈이다. 아버지가 캐디를 맡은 이승택은 매경오픈에 거는 기대가 크다.

대표시절 연습하던 곳이 남서울코스기 때문이다. 명지중, 경기고를 거쳐 한국골프대학에 재학 중인 이승택은 국내에서 우승한 뒤 일본투어와 미국투어에 진출할 꿈을 키워가고 있다.  안성찬 골프대기자 golfahn5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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