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에 가면 세번 놀라는 곳이 있다. 아름다움에 놀라고, 맛에 놀라고, 트릭에 놀란다.

드라마속 주연은 환상속의 아트 궁전 ‘메르헨146’. 이제 경기도 용문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마음껏 수다를 떨고 싶을 때, 그런데 조금은 일탈(逸脫)이 필요할 때가 있다. 특히 매일 같은 일이 반복되는 미즈는 더 그럴지도 모른다. 눈 뜨면 밥하고, 청소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저녁 준비를 해하는 시계추 같은 일상의 반복 속에 마음이 공허할 때.

주중에 잠시 현실을 내려 놓고 도망쳐도 괜찮은 곳이 있다. 동화 속 주인공이 되도 좋고, 음악이 곁들여진 커피 향에 빠져도 좋고. 무엇보다 즐거운 상상이 곁들여지면 더 행복할 터.

사실 놀러 가는 데는 건강삼아 튼튼한 두 다리를 이용하자. 버스타고, 걷고, 전철을 타고. 차안에서 바라보는 신록의 풍광이 마음을 한껏 풍족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

살아 있는 동안 반드시 한번은 가봐야 할 곳, 바로 트릭아트카페 ‘메르헨146’이다.

용문산 가는 길로 가다보면 오른쪽 동산기슭에 있다. 금방 눈에 띈다. 3층 짜리 고운 레드컬러로 멋을 작품집이다. 주인이 땅을 구입하고 무려 7년을 걸려서 만든 전설속의 작품 같은 건축물이다.

그래서 메르헨(Märchen)이다. 발음은 메르켄과 메르헨의 중간발음을 내야 하는 중성의 단어다. 메르헨은 독일말로 동화 같은 이야기, 꾸며낸 이야기(뤼게), 소문이나 풍문(게뤼크트)이다.

동화 같은 집을 구상했고, 이것을 꾸미는데 6만1320시간이나 걸렸다. 터를 잡고, 건축구상을 하고, 대지를 다지고, 틀을 잡는데 셀 수 없는 시간을 보냈다.

내부는 트릭아트로 했다. 눈으로 보면 평면이다. 그런데 사진을 찍으면 입체가 된다.

그리고 주인은 국내에서 색다른 맛을 좀 낸다는 레스토랑을 순례했다. 직접 꽃 케이크도 디자인해 만들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은 주인은 직접 토종 음식점을 수십년간 운영해 오고 있다. 그런데 메르헨은 차별화시키려고 발품을 팔은 것이다.

메르헨은 밖에서 보면 마치 작은 궁전에 들어가는 느낌이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면 환상적인 그림이 펼쳐진다. 모두 그림이 살아서 움직이는 듯하다.

그런데 도심에서 맛보기 쉽지 않은 푸드가 예술이다. 눈이 즐겁고 입안이 행복하다. 주인은 건강에 좋은 오징어 먹물빵을 개발했다. 그리고 시간에 맞춰 빵을 굽는다. 곁들인 리코타 치즈 샐러드가 입안을 즐겁게 한다. 크렌베리 파니니와 더치베이비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메르헨(Märchen)

독일어로, 원뜻은 ‘작은 이야기’, ‘짧은 보고. 독일에서는 중세 후반 무렵, 비현실적이고 만든 이야기의 의미로 이용된다. 오늘날의 문예학상의 개념에서는 자연법칙의 인과율이나 시간, 공간의 규정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비일상적, 불가사의한 이야기를 의미한다. 동화ㆍ민화(fairy tale, contes de fee)라는 말이 이에 해당된다.

태고부터 자연발생적으로 민간에 전승된 메르헨을 ‘풀크스메르헨(민중동화)’이라고 한다. 어느 작가가 민중동화의 형식을 빌리면서 자기의 시적 의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쿤스트메르헨(Kunstmärchen)’과는 구별된다. 또한 전승적인 메르헨에 등장하는 모습, 배경, 모티브에는 각국 고유한 것과 동시에 많은 공통점이 보이는데 인간과 동물, 식물, 자연물 사이의 상호교류, 상호변신, 거인, 요정, 마녀, 소인 등의 마술적 형태, 권선징악, 은혜보답, 해피엔딩의 모티브, 성, 숲, 샘의 목사적 배경이 그것이다.(한국사전연구사)

◇트릭아트는?

트릭아트는 과학적인 화법과 특수도료를 사용해 평면의 그림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입체적으로 그림을 그려서 관람객이 체험하게 할 수 있는 전시를 말한다.

20여년전 일본의 SD에서 창시한 트릭아트는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으로부터 미술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데 기여한 공로로 특별회원 칭호를 받았다. 일본어 사전에 등록될 만큼 새로운 미술장르로써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트릭아트의 원리는 원근법 및 음영법에 근거하여 대상을 입체화하고 투명도가 높은 페인트를 이용해 얇은 피막의 층을 형성해 빛의 굴절 및 반사를 이용함으로써 특정 부분이 관람자의 시선에 따라 움직이게 하는 것.

인간은 물건을 올바르게 판단하려고 하는 본능과 현상에 대한 선입관이 있는데, 이 작품을 접하는 갤러리는 눈에 비친 것을 뇌가 잘못 판단하는 상식의 엇갈림을 경험하게 된다. 착각과 현실이라는 두 주제를 동시에 경험하면서 ‘속는 쾌감’ 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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