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내가 살고 있던 아파트에서 아파트동대표선거와 입주자대표회의 임원선거를 실시했다.

선거를 위해 아파트관리사무소 선관위위원이나 직원들은 호별방문을 하며 투표를 독려하고, 아파트 입구와 사람 많은 장소에는 현수막을, 아파트게시판에는 투표참여와 선거를 알리는 각종 공고문을 게시했다.

이러한 관리사무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입주민들은 생업 때문에 투표소에 찾아가 투표할 여유가 없었는지 동대표선거구 일부에서는 선거성립요건인 선거구별 입주자과반수 투표를 넘지 못해 당선자를 내지 못하였고, 심지어 입주자대표회의회장선거의 단독출마 후보자는 전체 입주자 등의 1/10이상의 투표율을 확보하지 못해 개표를 해보지도 못하고 선거가 무산되기도 했다.
 
입주자대표들은 아파트관리 전반을 책임지다보니 권한이 많아 입주자대표회를 중심으로 수의계약 남발, 입찰비리 등 요즘 각종비리와 부작용의 여지가 많다. 그러므로 올바른 대표자를 뽑아야 함에도 이러한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에 대한 입주민들의 무관심은 높은 실정이다.

비단 단체대표자의 부실선출은 아파트뿐만 아니라 투표율미달로 수차례 연기되는 대학총학생회장선거, 투·개표부정으로 얼룩진 각 사회단체·조합장의 경우에도 빈번히 나타난다. 그럼 이러한 아파트 및 각종 단체등의 우리 생활주변 선거의 비리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높은 투표율과 공정성, 편리성과 경제성을 확보하여 입주민이나 학교·단체구성원의 투표의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요즘은 스마트폰·인터넷의 시대다. 각종 프로그램이나 웹을 설치하면 못할 일이 없는 시대다. 이에 착안하여 선거관리위원회와 KT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많은 투표소의 종이투표 대신 스마트폰, 일반휴대폰의 문자메시지, PC 등의 모바일매체로 투표가 가능한  ‘온라인투표서비스(k-voting)'를 개발하여 2013년말부터 각급 아파트, 학교 등을 지원해 오고 있다.
 
온라인투표서비스는 투`개표절차의 간소화로 선거인이 쉽고 편리하게 투표에 참여하게 하여 투표율을 높일 수 있고, 저렴한 비용과 본인정보인증을 통한 비밀투표 보장, 선택투표나 찬반투표 등 다양한 투표유형 제공, 신속한 개표 등 다양한 이용자 편의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투표율 저조 등 대표성 문제가 있는 아파트 동대표 선거는 물론 투·개표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 공공단체 등에게 쉽고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우리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우리 사회 구석구석 투명하고 깨끗한 선거 및 전자민주주의를 정착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온라인투표서비스의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이용실적은 2013년 16건, 2014년 105건, 2015년 4월 134건 등으로 점차 증가되는 추세지만 아직도 미미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에서는 금년 2월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개정을 통해 온라인투표 의무화 조항을 신설하였다. 공동주택선거가 기존 투표소 투표나 방문투표가 가구당 5,000원의 비용발생과 10~20%내외의 저조한 투표율, 선거부정 의혹 등 여러 문제점이 상존함을 알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가구당 700원, 50%이상의 투표율, 공정한 투·개표관리가 가능한 온라인투표를 적극 도입하려는 시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할 것이다.
 
아직도 온라인투표서비스는 주민들이 종이투표 등 오프라인 투표문화에 익숙하고 이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보편화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므로 많은 주민들이 온라인투표서비스는 참여가 쉽고, 저비용과 공정성 등을 통해 대표성과 민주성을 높일 수 있는 유용한 제도임을 인식하여 이를 적극 활용하시기를 다음 말로써 권유해 보고자 한다.

부산연제구선거위 김영도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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