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실험무대, 오산시장 선거 주목받는 이유
새정치연합 예비후보들, "포기는 없다" 끝까지 완주 다짐

▲ 시민의 지방정부 구성을 위해 선거를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선언한 최인혜 오산시장 예비후보.

(굿데일리=윤호원 기자)= ‘정당’이냐 ‘인물’이냐. 정당공천제 폐지를 둘러싼 중앙 정치권의 한판 대결을 집약한 싸움이 오산에서 벌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은 시장후보와 개성 강한 후보들이 여럿 나선 무소속 후보들과의 싸움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의 기초선거 정당공천이 과연 득이 될까 독이 될까 바라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다. 국민의 선택은 언제든지 정치권의 예상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합당 명분을 제공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정당공천 폐지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국 자충수가 될 것인지, 아니면 새 정치의 신호탄이 될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굽히지 않는 무소속 후보…“끝까지 선거 완주”

새정치연합 오산시장 예비후보들은 선거를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장후보 등록을 위해 탈당이 불가피한 5월 15일 이전까지 예비후보자들 간의 자율적인 조정을 거쳐 단일 후보를 낼 가능성을 현재로서는 일축한 것이다. 

무소속 후보들이 여럿 나설 경우 단일후보로 나서게 될 새누리당 후보에 비해 불리한 입장이지만, 명분은 지방자치의 구현이다. 

새정치연합 최인혜 오산시장 예비후보는 1일 보도자료를 내고 “선거를 중도에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최 후보는 “거취 문제를 놓고 많은 말들이 오가지만 시장 출마는 중단되지 않는다”며 “시민의 정부를 구성하겠다는 입장은 조금의 변화도 없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중앙정치에 예속된 지방정부가 오산에서 한 일이라고는 부정과 부패, 그리고 불통이 전부였다”며 “시민의 정부를 위해 분골쇄신의 각오로 전장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다른 유력 시장후보인 새정치연합 박동우 예비후보 역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박 후보는 최 후보보다 먼저 공식입장을 밝히고 선거에 임하고 있다. 

박 후보는 얼마 전 홍재언론인협회와의 인터뷰를 통해 “후보 단일화보다 더 중요한 것이 좋은 정책을 만들어 내고, 열심히 뛰어 시민의 선택을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오산의 발전과 지역 경제를 살릴 사람이라면 단독으로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래 동안 지역을 위해 열심히 뛴 만큼 유권자들이 인정해 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산 새정치연합은 곽상욱 현 오산시장도 공식적인 출마를 앞두고 있다.

곽 시장까지 선거에 본격 가세한다면 오산에서는 개성이 뚜렷하고 무게감 있는 무소속 시장후보가 줄줄이 나열할 전망이다.

■ ‘정당’ 보다는 ‘인물’…“유권자가 인정할 것”
▲ 박동우 예비후보는 열심히 뛰어 온 만큼 정당의 힘이 아닌 좋은 정책으로 유권자의 선택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은 새정치연합 후보들에게는 그리 순탄치 않다.

가장 고민되는 것이 정당공천을 유지키로 한 새누리당과의 싸움이 힘에 부친다는 것이다.

힘을 한 군데로 모은 새누리당 후보에 비해 산재한 무소속 후보들은 여러모로 불리하다.

곽상욱 시장이 선거출마를 공식화 하는 시점이 온다면 정치적인 시각에서 야권의 셈법은 아주 복잡해진다.

야권의 표가 반 토막이 아니라 삼등분, 사등분으로 찢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그래서 해법으로 새정치연합 오산시장 예비후보들이 밀고 있는 것은 ‘인물’ 론이다.

그동안 정치적 역량을 나름대로 인정받은 만큼 유권자들이 정당이 아닌 인물을 보고 시장을 선택할 것이라는 기대 아래 남과 다른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오산제일신협 이사장을 지냈던 박동우 후보는 다른 어떤 후보보다 ‘서민’의 편에서 일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상임위원장을 역임하며 굵직한 현안을 원만하게 처리했다.

오산시의회 부의장을 지냈던 최인혜 후보의 경우 각종 시정 현안을 날카롭게 파고들며 당당하고 결단력 있는 여성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자랑한다. 

곽상욱 오산시장 또한 현직 시장답게 넓은 지지층을 자랑하고 있다. 근래 들어 서울대병원 유치실패, 인사문제, 롯데 펜타빌리지 협약 등으로 공격을 받고 있지만 현직시장이라는 프리미엄은 여전하다.  

이들 세 후보는 그동안 열심히 뛴 만큼 시민들이 정당의 가치보다는 자신들을 먼저 인정해 줄 것이라는 희망을 걸고 있다.

■ 그렇다고 정당공천 이겨낼까…‘무공천’의 고민

그러나 공천을 통해 곧 가려질 새누리당 후보 역시 그만의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정당의 지지층 없이 단순히 ‘인물’로만 평가받아 시장에 당선되는 길은 멀어 보인다.  

더욱이 새누리당 오산시장 예비후보자들의 이력도 흥미롭다.

여전히 상당한 지지층을 유지하고 있는 박신원 전 오산시장을 비롯해, 역시 인지도를 자랑하는 이춘성 전 시의원, 강력한 다크호스 이권재 오산지역발전포럼 회장, ‘빠데루 아저씨’로 유명세를 탄 김영준 전 지구당위원장, 복병으로 평가받는 이윤진 예비후보 등 지금까지 다섯 명의 예비후보들이 공천을 준비하고 있다.

무소속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상황이 불리하기 때문에 새누리당 오산시장 후보가 결정이 되고 나면 야권 표를 모으기 위해 새정치연합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곧 나오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있다.

그러나 박 후보와 최 후보는 일단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 곽 시장을 포함한 삼자 통합은 더 어려워 보인다.

박 후보와 최 후보는 시장출마 이유를 요약하면 ‘곽상욱 시장 정권의 실정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나왔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후보군이 서로 등을 돌린 것이다.

후보자 간 자율통합이 안 될 경우 오산 안민석 국회의원이나 중앙당 차원에서 중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 방안도 안 의원과 지역 정치권의 관계로 볼 때 가능성이 많지 않다. 

최인혜 후보는 시장출마 선언 당시 민주당을 탈당한 데 이어, 최근에는 안 의원의 지구당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등 안 의원과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안 의원은 최 후보뿐만 아니라 최웅수 오산시의회 의장, 김진원 전 오산시의회 의장 등과의 불화가 공개적으로 노출되면서 여러모로 불편한 모양새다.

당내 입지가 불편해 진 것은 물론이고 새누리당 쪽에서는 오히려 ‘안 의원이 선거를 돕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집안 단속을 잘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상황을 종합해 본다면 새정치연합 오산시장 후보들은 당사자 간의 논의나 또는 중앙당의 중재를 통해서도 후보단일화는 어려워 보인다.

■ ‘공천’, 득이 될까 독이 될까…새정치, ‘공천 심판론’에 기대

새정치연합 중앙당 차원에서도 고민은 마찬가지다.

기초선거의 참패를 우려해 공천을 해야 한다는 당내 주장도 많지만, 합당의 명분을 제공한 공천폐지 약속을 다시 거둬들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새누리당의 무공천을 기대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들고 나온 것이 새누리당을 향한 ‘공천 심판론’이다.

새정치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을 어긴 새누리당을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동시에 약속을 지킨 자신들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지난 노무현 정부의 예를 들어 비록 이번 선거에서는 패하더라도 이후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도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로 당내 불만을 다스리고 있다.

오산 새정치연합의 입장도 동일하다. 공천제를 유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심판을 호소하고 있으며 정당이 아닌 ‘인물’을 평가해 달라고 강조하고 있다. 

인물 선택에 더해 유권자들이 공천제를 유지한 새누리당을 외면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최인혜 후보는 “새누리당은 눈앞의 이익을 위해 지방자치의 철학과 비전을 버리고 대통령의 약속마저도 무참히 밟아버리면서까지 대통령을 바보 취급하고 있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이들을 꼼꼼히 살피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 됐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동우 후보는 “30년 동안 서민을 위해 살았고 이웃을 위해 살았다. 오산의 발전을 위해 많은 활동을 했고 그런 활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이 박동우를 알고 있다”며 “좋은 정책을 내 놓으면 시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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