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평택항! 그런데, 말들이 많은 이유는?

‘물류’는 급성장 ‘사람’은 짐 보따리 취급...국제여객터미널? 민망

신규 여객터미널 건립, 박근혜정부에 건의
정부 무관심 지속 자구책 강구 주장 ‘솔솔’


평택항의 현주소는 ‘파란불’이다. 한 마디로 잘나간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택항을 두고 말들이 많다. 바로 국제여객터미널 때문이다. 국제터미널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곳은 잘 나가는 평택항을 무색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다. 최홍철 평택항만공사 사장 역시 뿔났다. 정부를 향해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지만 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김선기 평택시장도 새로운 여객터미널의 건립이 시급함을 늘 강조한다. 그러나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경기평택항만공사 급기야 박근혜정부에 신규터미널 건립을 건의해 놓은 상태다. 이번에도 답이 없으면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는 평택항. 그 해답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평택항

3년 연속 자동차처리 물동량 1위

평택항은 1986년 개항 이후 26년 만인 지난 해 총물동량 1억 톤을 돌파했다. 국내 31개 무역항 중 최단기간 ‘연 1억톤’ 이상을 처리한 유일한 항만이라는 신기록을 남겼다.
지난해 137만8천865대의 수출입자동차를 처리, 3년 연속으로 국내 항만 가운데 자동차 처리 물동량 1위를 기록했다. 3년 연속이다.


여기까지 보면 ‘일취월장’의 신흥항만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시설이 태부족이다. 컨테이너 접안시설은 7개인데 반하여 카페리 접안시설은 단 2군데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시설 부족은 이용객의 불편과 운항사의 비용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안전문제가 심각하다.
국제여객터미널도 문제다. 국제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다.


김선기 평택시장은 “국제여객터미널 이용객이 9만 명에서 52만 명으로 급증했지만 비좁고 노후한 시설 탓에 국가적 이미지마저 훼손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 오는 4월 민간건설 사업자 모집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최소한 국제여객터미널만이라도 정부재정이 조기에 확보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평택 국제여객터미널은 하루 평균 수용 인원 400명을 예상하고 건립됐다. 그러나 현재 일일 평균 2,500명이 터미널을 이용하고 있다.


의료시설 부족은 경기도의료원 등과 협약을 통해 풀고 있다. 평택항 의료소외계층 및 지역주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의료복지 서비스는 지난해 7월부터 매월 정기적으로 평택항 무료 이동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무료이동진료는 내과, 한의과, 치과, 혈액검사 등의 진료과목으로 이뤄져 있으며 현재까지 총 9회를 실시해 900여명이 진료혜택을 받았다.


도의회 정부차원 적극지원 촉구건의안 발의

평택항 문제에 대해 경기도의회도 나섰다. 올해 들어 평택항의 신국제여객터미널 건립 등이 6년째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 평택항발전추진특별위원회(위원장 이상기)는 평택항의 국제여객터미널 착공과 항만 배후단지 조성 및 지원 등을 촉구하는 ‘평택항 발전을 위한 정부차원의 적극적 지원 촉구건의안’을 발의했다.


평택항 2단계 배후단지사업은 지난해 중순 경기도 단독사업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국토해양부가 참여의사를 밝히면서 공동사업으로 전환됐다. 사업비 1천200억 원을 절반씩 부담하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국토부가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올해 사업추진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정부는 올해 27억 원의 설계예산을 확보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완료예정이던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늦어지면서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경기평택항만공사 최홍철 사장은 지난 1월21일 취임1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평택항에 대한 정부의 국가적 관심 및 지원 확대가 절실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최홍철 경기평택항만공사사장은 “전국 무역항 중 최단기간 내 물동량 1억 톤을 달성하고, 국내 자동차 처리 1위를 3년 연속 달성하는 등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평택항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면서 “더도 덜도 말고 인천항의 반정도만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이어 “경기도가 는 2001년 경기평택항만공사를 설립, 지자체 최초로 항만배후단지 개발 및 조성과 관리 운영을 연계한 공공서비스 지원, 그리고 원스톱 항만 서비스 제공을 위한 마린센터 건립 등 다양한 지원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정부는 현재 여객부두 시설부족으로 여객선사와 이용객이 겪고 있는 불편을 해결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정부를 꼬집었다.


최홍철 사장은 지난 1월21일 취임1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신규 국제여객터미널의 조속 건립 ▲항만배후단지 2단계 개발사업 조속 추진 ▲평택항 화물유치 인센티브 지원 ▲주한미군기지의 2016년 평택 이전에 따른 항만 인프라 구축 ▲폭설에 따른 제설작업 소요 비용 지원 등 적극적인 평택항 국비 지원 등 5가지 사항을 정부에 건의했다.

▲평택항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최홍철 사장의 기자회견은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지자체 주도로 관리·운영해야한다는 견해나와

이즈음 평택항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지자체 주도로 관리·운영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형태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감리위원은 평택항 항만관리제도에 관한 전문가 워크숍에서 “평택항·군산항·마산항 등을 국가가 관리해 항만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위원은 또 “일본·중국·미국·유럽 등도 항만 관리주체를 국가에서 지방정부와 민간으로 옮겨갔다”고 지적하면서 “관리가 지방정부 또는 공사로 변경되면 의사결정시스템의 변혁과 고객·기업유치 경쟁, 규제업무와 상업업무의 분리로 항만이 경쟁력을 얻게 된다”고 주장했다.


진형인 인천대학교 교수는 “평택항은 평택시 단독이 아닌 경기도 차원에서 지원하는 항만공사를 설립해 평택과 당진의 광대한 배후지를 항만과 연계시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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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어떻기에?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은 전체건물이 샌드위치판넬로 제작돼 있다.

▲국제터미널이라는 타이틀을 무색하게 하는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정부가 지난 2004년 중국으로부터 입항하는 곡물노선의 입항을 인천에서 평택으로 돌리면서 평택항에는 현재 5개의 페리호가 정기적으로 입항하고 있다. 이용객은 대한민국에서 세 번째이다.


한 대의 페리가 들어오면 배를 타려는 사람과 내리는 사람들이 좁은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장사진을 이루게 된다. 샌드위치 판넬로 만들어진 비좁은 시설에는 간단한 응급실조차도 없다. 은행도 없다.
여기에 화장실 2동과 식당 하나가 시설의 전부다. 식당은 수용인원이 30명도 채 되지 않을 만큼 작다. 수원시버스터미널과 비교해도 부족한 시설이다, 2대의 ATM기는 페리가 입항해 사람이 몰리는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화장실은 줄서는 것이 당연시 됐다.


또 출입국 사무시설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총 6개의 수화물 검색대 중 실제 가동되는 것은 5대. 입항하고 난후, 이곳을 통과해 자신의 짐을 찾기까지는 3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이 역시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시설뿐만 아니다. 근무인원 또한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하루 2,000여명이 이용시설에 세관 25명, 검색 3명, 출입국관리 7명이다. 특히 출입국관리는 지휘자 1명과 당번 1명을 빼면 5명이 모든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실정이다.
3월이면 중국연태 노선이 추가로 늘어난다. 터미널은 더욱 혼잡해 질 것이 분명하다.

김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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