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효정칼럼] ‘산수화 상생협력위원회’ 어디로갔나?


지난 6.4지방선거를 통해 민선5기가 마무리 되고 민선6기가 출범했다. 산수화(오산수원화성) 지역 수원 염태영, 화성 채인석, 오산 곽상욱 시장은 모두 재선에 성공해 돌아왔다.

그래서 문득 떠 오른 것이 ‘산수화 상생협력위원회’(이하 ‘산수화 상생위’)다. ‘산수화 상생위’는 기대가 컸던 만큼 관심도 많기 때문이다.

산수화 지역의 시장을 비롯해 정치인, 종교계 인사까지 참여해 만든 이 위원회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 지도 궁금했다. 그래서 확인해봤다. 하지만 ‘산수화 상생위’는 그 본체를 찾을 수가 없었다. 有名無實 된 것이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그런데 그 답을 <뉴스후> 창간6주년 산수화 시장들 지상인터뷰를 통해 조금은 엿볼 수 있었다. 

6.4지방선거를 통해 다시 살아 돌아온 염태영 채인석 곽상욱 세 시장은 지난해 겪었던 행정통합의 앙금을 완전히 씻어내지 못한 듯 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민선5기 중 가장 아쉬운 것으로 산수화 지역 통합을 이루지 못한 것을 꼽았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지금 잘나가는 화성시가 통합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통합을 추진한 수원시에 대한 질타도 마다하지 않았다.

곽상욱 시장 역시 지방자치는 거대도시보다 알찬규모 운영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시장들의 의견은 모두 시민의 뜻을 모은 의견, 즉 시민이 원하는 정책을 펼치는 차원에서 말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문제는 산수화 지역 상생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못한 점이다. 
염 시장만이 산수화 지역 상생 방안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맏형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며 몇 가지 제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채인석 곽상욱 시장은 통합에 대한 문제점은 지적했지만 산수상생 계획에 대한 답변은 부족했다. 아무런 준비가 없는 것은 물론, 상생으로 인해 다시 통합으로 엮이기 싫다는 의미로 해석하기에 충분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민선5기 내내 상생을 내세웠고 함께 계획도 세웠고 힘을 모았다. 강진과 흑산도를 함께 찾아 다산 정약용 선생의 뜻을 기리기도 했다. 특히 흑산도에서는 '산수화성 상생협력 협약식'을 맺었다. 

이 자리에서 산수화 시장들은 “정신적 유산인 정조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를 찾아, 그들의 정신적 유산을 공유하고, 계승·발전을 다짐한다”며 상생을 위해 힘쓰겠다고 입을 모았다. 

‘산수화 상생위’는 이밖에 3개 시가 문화유산으로 공유하고 있는 정조의 개혁, 효 정신을 선양하기 위해 재단법인 정조문화진흥원을 설립키로 했다. 하지만 모두가 공염불이 된 것이 사실이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뉴스후>와의 인터뷰에서 “산수화 상생위는 우리나라 지방자치 역사에 최초이자, 귀감이 될 수 있는 최대 사건”이라며 “3개 도시의 지방행정기구가 힘을 모아 어떤 문화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고 말했다. 도올 선생은 염태영 수원시장, 채인석 화성시장, 곽상욱 오산시장이 큰일을 해낸 것이라고 박수를 보내기까지 했다.

‘산수화 상생위’ 위원으로 참가한 채수일 한신대 총장은 “산수화 상생위는 통합이라는 정치적, 행정적 이슈보다는 3개 시의 공통의 정신적 유산을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3개 시의 경계를 넘어서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미래가치와 연결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수화 상생위’는 사라졌다. 누구의 책임인가? 정치적 갈등이 아니고서야 어찌 이런 결과를 낳을 수 있단 말인가?

산수화 지역 시장들은 ‘산수화 상생위’의 설립취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하루빨리 ‘산수화 상생위’를 부활하길 바란다. 산수화 상생 관계는 멈추지 말고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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