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방송에 대한 추억이 많으신 분들이 음악 신청을 하세요. '별밤'을 기억하시는 거겠죠.”

편안한 음성으로 경기도청 청내방송을 담당하는 최예원(33) 아나운서의 이야기다.

어둑한 퇴근길, 최예원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저녁방송은 학창시절에 들었던 공중파 라디오의 음악방송을 떠올리게 한다. 음식 레시피·맛집 투어·여행·영화 등 다양한 주제를 담은 편안한 음악 이야기가 마음을 어루만진다.

최 아나운서는 “신청곡을 보내주시는 분들의 이름·부서 소개와 함께 음악을 보내드린다”며 “신청곡 외에 선곡 기준은 제가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로 한다. 연령대 기호별로 맞게 고른다”고 소개했다.

저녁방송에 만날 수 있는 곡들은 1980~90년대 발라드 가요들이 주를 이룬다. 라디오를 통해서만 음악을 접할 수 있던 세대의 추억이 담긴 노래들이다.

"중학교 때부터 밤에 혼자서 공부할 때 졸음을 쫓기 위해 라디오를 듣기 시작했다"는 최 아나운서. 그가 학창시절에 즐겨 들었던 라디오 프로그램이 가수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다. 라디오를 즐겨 들으며 DJ를 꿈꾸기 시작해 지금은 아나운서가 됐다.

아나운서가 된 계기를 묻자 최 아나운서는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사회에 나와서는 공연 분야에 몸담으면서 기획을 하고 관련 방송을 했다”며 “부산 모 구청에서 청내 방송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고교와 대학에서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지만 그가 즐겨듣는 음악장르는 다양하다. 언더그라운드 힙합을 비롯해 ‘Call You Mine’를 부른 제프 버넷, 한국계 미국가수 샘 옥 등 감미로운 목소리를 좋아한다고.

경기도청에서 일을 하는 소감에 대해 최 아나운서는 “입사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아직 업무에 적응하는 시기”라며 “직원분들이 따뜻하시고, 가족처럼 잘 대해 주셔서 어려운 점 없이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최 아나운서의 하루 일과는?.

"아침 8시 반쯤 나와 음악이 방송되는 것을 모니터링하고, 방송대본을 써요. 점심 전 주로 대본을 쓰고 오후에는 오전`저녁 방송 녹음을 한 후 편집을 하고요. 저녁방송까지 모니터링을 한 다음 퇴근해요. 퇴근시간은 오후 6시인데 대본과 선곡·아이템 구상 때문에 들쑥날쑥해요"

청내방송은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뉜다. 시간대별 코너명은 '좋은 아침 좋은 만남', '정오의 음악산책', '오후의 멜로디'.

세 코너 모두 녹음방송이며, 아침 20분, 저녁 15~20분 동안 진행된다. 점심방송은 최 아나운서가 선곡한 곡들을 DJ 멘트 없이 연속해 들려준다. 음악방송 외에 최 아나운서는 공지사항이나 주차 이동을 알리는 안내방송도 담당한다.

최 아나운서가 방송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건 '편안함'이다.

"듣는 사람이 따뜻하고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송을 추구해요. 그래서 딱딱하지 않게 대화하듯이 멘트를 하려고 노력하죠"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발음 연습도 빼놓지 않는다. “녹음은 대본에 따라 명확히 해야 하기 때문에 신문기사 등을 읽으며 억양을 바로잡아요. 무엇보다 자연스러움이 중요하죠.”

최 아나운서는 내년에는 도청 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일일 DJ 방송'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도청 직원 3명이 일일 DJ를 신청한 상태다.

그는 “청내에서 일일 DJ를 하실 분들을 섭외하고 있고, 내년부터 한두 분씩 할 생각”이라며 “자신이 주제를 정해 멘트를 직접 작성하고 음악을 선곡하는, 말 그대로 일일 DJ 방송으로 꾸밀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 아나운서는 "도청 직원들과 함께 나누는 음악방송이 됐으면 해요. 생일 축하, 감사 인사 등 메시지 방송을 통해 도청 전체에 훈훈함이 넘쳤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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