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흥기 기자 / 룸살롱 등 호화 유흥업소에서 결제된 법인카드 결제액 규모가 매년 1조4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접대비 한도를 초과하는 기업의 대부분은 제약사와 주류 제조업체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손원익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8일 '접대비 현황과 정책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1년 법인카드 사용액 중 1조4137억원이 호화 유흥업소에서 결제됐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에는 1조5904억원이 호화 유흥업소에서 결제되고, 2008년엔 1조5282억원, 2009년 1조4062, 2010년 1조5335억원이 사용 되는 등 5년 연속 1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호화 유흥업소에서 결제된 법인카드 결제액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룸살롱이 9237억원(65.3%)으로 가장 많았고, 단란주점 2331억원(16.5%), 극장식 식당 1624억원(11.5%), 나이트클럽(카바레) 507억원 (3.6%) 등으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해 국내 기업의 접대비 규모는 8조3535억원으로 지난 10년간 2005년을 제외하고 매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668개 코스피 상장기업(공기업 제외)으로 대상으로한 평균 접대비는 4억9500만원으로, 전체 평균 1810만원에 비해 27배 가량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전체 법인세 신고업체 중 지출액 한도초과율 상위 업체에는 대부분 제약사와 주류제조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상위 10개사 중 1위(98.5%), 2위(98.2%), 4위(97.6%), 7위(96.9%), 8위(96.2%), 10위(93.8%)가 제약사였으며 3위(97.7%)와 6위(97.3%)는 소주업체였다.

과도한 접대비 지출은 공정거래 저해와 사회적 도덕 수준의 저하, 성매매 등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한다는 게 손 연구위원의 지적이다.

손 연구위원은 "타 업종보다 접대비 지출 비율이 크게 높은 제약업과 주류 제조업의 과도한 접대 행위는 기업 자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공정한 경쟁 질서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정부는 불공정한 거래관행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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