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 기업이 국내의 노동·규제 개선으로 '유턴'할 경우 13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8년 11월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 중 해외사업장을 보유한 15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제조기업 국내 유턴 계획'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추산했다고 7일 밝혔다.

당시 설문조사 결과 96%의 기업이 '유턴'(리쇼어링·복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국내 유턴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로는 '해외시장 확대 필요'가 77.1%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국내 고임금 부담(16.7%), 국내 노동시장 경직성(4.2%), 과도한 기업규제(0.7%), 유턴 인센티브 부족(0.7%) 순이었다.

한경연은 이 설문을 근거로 국내 노동시장 경직성 및 기업규제가 완화되고 유턴 인센티브가 강화되면 해외 진출 기업의 5.6%(4.2%+0.7%+0.7%)가 유턴할 것으로 가정했다.

[제공=한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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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은 2018년 기준 해외진출 제조기업의 매출액은 363조9000억원으로, 해외진출 기업의 5.6%가 국내로 유턴하면 20조4000억원의 국내생산 전환이 가능해 이로 인한 전후방·직간접 고용효과가 13만명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20년 2월 현재 국내실업자 수 115만3000명의 11.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한경연은 "코로나19는 글로벌 공급리스크를 부각시킴으로써 그동안 확장세에 있었던 기업들의 해외진출에 제동을 걸었다"라며 "제도적 뒷받침으로 기업들의 유턴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면, 코로나19가 초래할 실업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외 진출 국내 제조기업의 5.6%가 유턴할 경우 업종별 취업유발인원은 △자동차 4만3000명 △전기·전자 3만2000명 △전기장비 1만명 △1차 금속 1만명 △화학 7000명 등 수준으로 예상된다.

[제공=한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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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국내생산 및 부가가치유발액은 각각 40조원, 13조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업종별로 전기·전자의 국내생산 유발액은 12조6000억원, 부가가치 유발액은 3조6000억원으로 계산됐고, 이어 자동차(각각 12조1000억원·4조6000억원), 전기장비(3조2000억원·9000억원), 기타 기계(2조8000억원·9000억원), 1차 금속(2조3000억원·7000억원) 순으로 분석됐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는 우리경제에 큰 암초이지만, 기업유턴을 통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직접투자 순유출주을 줄일 수 있는 기회"라며 "세제 개선과 노동 개혁 등을 통해 생산비용 절감을 지원하고 대기업 유인책을 강화해 협력사와의 대규모 동반 유턴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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