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한국 특파원에 "협상 진행중" 이례적 이메일 보내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대사(왼쪽)와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1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11차 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외교부]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대사(왼쪽)와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1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11차 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외교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클라크 쿠퍼 미국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는 2(현지시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결코 끝나지 않았다며 공정한 합의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상이 양국 협상 대표단 뿐만 아니라 양국 장관, 청와대와 백악관 차원에서도 이뤄지는 상황임을 시사했다.

한미 양국의 협상이 잠정타결됐다는 일부 관측을 부인하고 '공정과 상호 이익'을 명분으로 내세워 한국의 추가 부담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무부 당국자는 이날 이례적으로 한국 특파원들에게 이메일을 먼저 보내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쿠퍼 차관보는 이날 언론과의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한미 방위비 협상 진행 상황에 관한 연합뉴스 기자의 질의에 "나는 협상이 계속돼 왔고, 결코 끝나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 마디로 한국측의 조기 협상 완료설을 부정하는 한편, 협상에 여전히 불만이 많다는 사실을 완만하게 우회적 표현을 한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는 "협상은 서울과 워싱턴 간에 진행되고 있다""그것은 이 언론 브리핑처럼 화상으로 진행된다. 우리는 대면하는 것을 선호하고, 서울에 있는 우리 동료들도 대면을 선호할 것임을 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서울에 대사관이 있고 한국 대사관이 이곳 워싱턴에 있다는 것도 도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기억할 필요가 있는 것은 우리가 있는 지점이 4월 초에 초점이 있었지만 협상은 조건 기반이라는 점"이라며 "그 의도는 동맹이 굳건해지고 서로에게 상호 유익한 자리에 있음을 확실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의가 이뤄진다면 그것은 상호 유익하고 공정한 합의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 뒤 "그러나 지금 당장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여전히 서로 소통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논의의 단위와 관련해 "담당 부서에 있는 내 동료들, 그러고 나서 물론 장관급과 그 이상"이라고 언급한 뒤 "중요한 것은 협상이 계속되면서 상호 이익과 양측을 위해 공정한 합의를 찾고 있다는 점"이라고 재차 밝혔다.

국무부 당국자는 이날 워싱턴의 한국 특파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한국과 협상은 진행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동맹들이 더 기여할 수 있고 더 해야 한다는 기대를 분명히 해왔다. 우리는 한국과 상호 이익이 되고 공정한 합의를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당국자가 질의에 답변하는 형식이 아니라 한국 언론에 먼저 입장을 담은 자료를 배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협상이 끝난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가 한국시간으로 지난달 31일 막바지 조율 단계에 와 있다고 밝힌 후 1일 타결 발표를 할 수 있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지만 이후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협상이 계속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방위비 협상 대표단 간에는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협상 결과물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 관계자들은 결국 이번 협상의 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면서 외교적인 협상에 더 공을 들여야 함을 암시하는 부분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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