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가동 중단에 연장 유력…현대·기아차, LG전자 공장, 포스코 가공센터까지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 [제공=삼성전자]

인도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한 급속한 감염 확산을 우려하면서 사실상 전국 봉쇄령을 선포, 현지 한국 기업들이 가동 중단과 판매 급감 등 '직격탄'을 맞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휴대전화, 자동차, 가전제품 등 현지에 설립된 한국 기업의 주력 공장들이 이날부터 대부분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대표적인 곳이 수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에 자리 잡은 삼성전자 휴대전화 공장이다.

삼성전자는 노이다가 속한 우타르프라데시 주정부의 지침에 따라 25일까지 사흘간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세계 최대 규모의 휴대전화 공장으로 삼성전자가 2018년 기존 공장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며 세계 시장 공략의 차세대 거점으로 육성하는 삼성의 최대 전진기지이다. 연간 최대 12000만대의 휴대전화가 생산된다.

삼성전자는 이 공장에 있는 냉장고 등 가전 생산 라인도 함께 가동을 중단시켰다.

인근 그레이터노이다의 LG전자 가전제품 공장도 같은 기간 '셧다운'된다. 이 공장에서는 TV를 제외한 거의 전 품목의 가전이 생산된다.

문제는 이들 공장의 가동 중단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현재 수도 뉴델리 등 인도 내 주요 도시가 이달 말까지 통행 제한, 사업장 운영 중단 등 지역 봉쇄령을 내린 상태라 우타르프라데시주도 관련 조치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남부 첸나이와 서부 푸네 인근의 가전공장도 나란히 31일까지 가동 중단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첸나이 공장의 주력 제품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이며, LG전자는 푸네에서 TV와 에어컨 등을 생산한다.

현대차 인도 첸나이 공장. [제공=현대차]
현대차 인도 첸나이 공장. [제공=현대차]

첸나이의 현대차 공장도 정부 방침에 따라 당분간 문을 닫는다. 현대차는 "임직원 안전 보호와 정부 방침 준수를 위해 이달 말까지 인도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기아차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공장의 생산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추후 주정부 측의 고지가 나오면 생산을 재개할 방침이다.

현대차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70만대이며,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기아차 공장은 올해 연간 생산능력을 17만대로 늘릴 방침이다.

푸네 인근에 자리 잡은 포스코의 자동차·가전용 용융 아연도금강판 공장은 생산 감축에 들어간 상태로 역시 셧다운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의 델리가공센터와 푸네가공센터가 정부 지침에 따라 31일까지 가동을 멈춘다. 남부 타밀나두주에 있는 현대제철의 코일공장과 강관 제조공장도 같은 기간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지 한국 기업 관계자는 "봉쇄령으로 인해 전국의 유통·판매망이 사실상 정지한 데다 시장 수요가 크게 위축돼 판매가 급감한 상태"라며 "휴대전화, 자동차 등 공장이 나중에 재가동된다고 할지라도 정상적인 영업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현재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15명이다. 이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확진자 수는 100명을 넘어서지 않았으나 최근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현지 한국기업 관계자는 우리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짊어져야 할 글로벌 리스크 또한 그 이상으로 커졌다면서 현지인들은 우리 공장들이 생산을 한 번 중단하면 다시 가동하더라도 생산성 회복과 정상화까지 얼마나 힘들고 비용이 많이 드는지를 고려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향후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 때 더욱 신중해져야 함을 지적하는 말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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