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글로벌모터스·한국노총 광주본부 대화 없이 '평행선'

광주형 일자리 사업 기공식 장면. 그러나 대화없이 평행선만 달려 좌초 위기에 몰렸다. [출처=연합뉴스]
광주형 일자리 사업 기공식 장면. 그러나 대화없이 평행선만 달려 좌초 위기에 몰렸다. [출처=연합뉴스]

노사정 화합 상생 모델로 재계의 화제를 모았던 광주형 일자리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어 좌초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노동계의 협약 파기 예고에 좌초 위기에 놓인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난국을 타개할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이 배경에는 노사민정 합의를 주도해야 할 광주시의 갈등 조정도, 노사 양 축인 한국노총과 합작법인 광주 글로벌모터스의 대화도 당장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우려를 키운다.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한국노총 광주본부의 투자협약 파기 결정을 전후해 노동계와 대화를 시도했지만, 협의 자리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한국노총 광주본부는 최근 운영위원회를 열어 노사민정협의회를 거쳐 이뤄진 투자협약을 파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말에는 협약 파기 선언식도 열기로 했다. 파국 직전의 상황이다.

지난해 1월 말 맺어진 광주시와 현대차의 투자 협약은 협력적 노사 상생 모델 구축·운영, 적정임금·선진임금체계 도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노사 상생발전 협정, 적정임금 부속 협정, 신설법인 자본금과 주주 구성 등 세부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노동계를 배제한 채 대주주인 현대차의 이익만을 대변하면서 광주형 일자리의 본래 취지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광주시는 노동인권회관 건립, 노정협의회 사무국 설치 등 협력 방안으로 구애하고 있지만, 대화의 물꼬를 트지 못하고 시간만 흘려보냈다.

광주 글로벌모터스 측도 노사 상생 발전 협정 등 기존 협약의 충실한 이행을 주장하며 선뜻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

노사가 평행선을 긋는 사이 광주시는 노사 양측에 협상에 나서 달라며 공허한 촉구만 이어가고 있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내년 하반기 1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 가동을 목표로 생산 시설 건립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노사 상생이라는 전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광주형 일자리는 존립 기반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노동계의 합의 파기 선언 전 노사민정 각계 실무진이나 대표자가 참여하는 협상 테이블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광주 글로벌모터스가 이대로 현대자동차의 자회사로 멈춘다면 광주형 일자리는 실패로 돌아갈 위험이 크다""광주시는 지금이라도 노동계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사회적 대타협에 기반한 노사 상생형 일자리로 추진될 수 있도록 모든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위원회는 또 "한국노총 광주본부는 투자 협약 파기 선언에 앞서 다시 한번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광주시와 협의해달라"고 요청했다.

광주시민들은 지금처럼 양보와 타협이 없다면 광주형 일자리 사업 자체가 파산할 것은 분명하다면서 그렇다면 과연 누가 득을 보게 될 것인가를 되묻고 있다. 양보할 줄 모르는 논의 대상들이 모여 일을 그르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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