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의결권 행사 사전 공시... 주총 향방에 미칠 간접 영향 예의주시

대부분의 주요 기업들이 3월 3,4주에 정치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해외연기금들이 주총을 앞두고 주요 안건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해 주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대부분의 주요 기업들이 3월 3,4주에 정치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해외연기금들이 주총을 앞두고 주요 안건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해 주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33,4주는 본격적인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다. 주요 대기업들이 주총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해외 연기금이 국내 주요 기업의 이사 및 감사 선임 등 주총 안건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17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의결권정보광장에 따르면 브리티시컬럼비아투자공사(BCI), 캐나다연금(CPPIB),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 온타리오교직원연금(OTPP), 플로리다연금(SBAFlorida) 등 해외 연기금이 의결권 행사 사전 공시를 통해 반대 의결권 행사를 예고한 기업이 무려 130여개사에 달했다.

이들 해외연기금의 반대 의결권 행사 주요 내용은 대주주의 사내이사 선임 반대와 독립성 훼손에 대한 우려였다.

먼저 해외 연기금은 주로 삼성과 현대차 등 대기업 계열사의 이사회 구성에 반대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오는 18일 주총을 여는 현대모비스와 관련해 해외 연기금 6곳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의 현대모비스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모두 반대 의견을 밝혔다.

기업지배구조원은 각 연기금의 홈페이지에 공시된 내용을 취합해 의결권정보광장에 올리는데, 현재까지 파악된 외국 기관투자자 6곳 모두 반대 의견을 표시한 것이다.

해외 연기금 중 BCI는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아서라고 이유를 밝혔고 OTTP는 이사회의 여성 수가 충분하지 않다며 성별 다양성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플로리다연금은 이사가 3곳 이상의 이사회에서 속할 때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모비스와 함께 현대차, 기아차 사내이사를 겸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김준규·임창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대해 6개 해외 연기금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주로 독립성 훼손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현대차 최은수 사외이사 선임 안건과 관련해서는 6곳 중 5곳이, 김상현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6곳 중 4곳이 반대 입장을 냈다.

삼성전자 최윤호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7곳 중 4곳이 반대했다. 이 중 플로리다연금은 최 후보자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겸한다는 이유에서 반대한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 한종희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7곳 중 3곳이 반대 의견을 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총 안건에 대해 미리 입장을 공개한 3곳의 해외 연기금은 모두 김태한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했다.

이중 BCI는 독립적이지 않은 이사가 핵심 위원으로 재직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삼성SDI가 낸 전영현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서도 6곳 중 5곳이 독립성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 의견을 사전 공시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이석희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해외 연기금 5곳 중 4곳이, LG생활건강의 경우 김기영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입장을 밝힌 5개 해외 연기금 모두가 반대 입장을 냈다.

물론 이들 해외 연기금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은 많지 않아 이들의 반대 의결권 행사가 안건 부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주주들의 의결권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고 대주주로서는 이들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해외 연기금이 사전 공시한 내용이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에 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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