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하방과 코로나 직접 충격 탓으로

코스피가 충격파를 받고 거래 중지까지 몰렸다.

13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개장 직후부터 동반 폭락하면서 시장 매매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한국거래소는 13일 오전 9시 4분 1초 코스닥시장 급락에 따라 매매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1단계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증권사들도  미국과 유럽의 어제 증시가 폭락하자 국내 증권사들도 최대 낙폭을 한껏 낮춰 잡았다.

대신증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글로벌 패닉 장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 1,800선 이탈이 불가피하다고 13일 진단했다. 코스피 단기 지지선으로는 1,7101,750을 제시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국들의 유동성 공급, 양적 완화 확대 등 통화정책과 경기 부양 정책, 재정 확대 정책이 시장을 달래주지 못하고 있다""심리적 공포와 경기 침체 시나리오가 글로벌 정책 대응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시장이 돌아서기 위해서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힘이 공포를 이겨내야 한다는 의미인데,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이 받을 충격의 강도를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으로서는 코스피 1,800선 이탈이 불가피하며, 2003년 카드 사태와 내수 침체 당시 기록했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저점인 1,710선을 의미 있는 지지선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오는 18일로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와 함께 구체적인 유동성 공급 대책이 현실화한다면 변화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금융투자는 13일 극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번지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코스피 바닥을 1,600선으로 더 낮춰 전망했다.

김용구 연구원은 "당초 국지적이고 일시적인 충격으로 제한될 것으로 봤던 중국 코로나19 발 매크로 충격파는 이제 과거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 당시에 견줄 수준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발 경기침체 우려를 글로벌 정책 공조로 일정 수준 상쇄하면 글로벌 경제 내 가장 취약한 연결고리인 신흥국의 동반 후퇴 정도로 제한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경우 시장 바닥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 표준편차에 준하는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며 이에 상응하는 코스피 레벨은 1,750"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극한의 코로나19 공포가 정책 공조 방파제를 넘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시시각각 스며드는 구도라면 글로벌 위험자산은 물론 신흥국 증시의 와해적 상황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신흥국 시스템 리스크가 현실화할 때 시장 마지노선은 20년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형성됐다""이에 상응하는 코스피 지수를 추정하면 1,600선으로 이는 백약이 모두 무효한 상황에서 상정할 수 있는 최악의 경우의 수"라고 설명했다.

SK증권은 13일 코스피가 올해 고점 대비 최대 20%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수의 예상 등락 범위 하단을 1,800선으로 제시했다. 비교적 후한 평가를 내린 셈이다.

이에 따라 SK증권이 제시하는 올해 지수 등락 범위는 종전 1,9502,400에서 1,8002,200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효석·안영진·한대훈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미국 증시는 경제 위기가 아니면 연고점 대비 낙폭이 20%를 넘지 않으며, 우리나라 역시 대체로 낙폭이 20%를 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발단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책이라는 마지막 카드가 남아 있는 만큼 현재 상황이 경제 위기 혹은 금융위기로 이어진다고 단정 짓기에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이 금융위기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20% '을 적용해 올해 지수 하단을 고점(2,267) 대비 20% 내린 1,800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각국의 정책 패키지가 효과적으로 가동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된다면 주식시장은 낙폭을 만회하며 반등을 시도할 전망"이라며 "이 경우 코스피는 2,350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들은 "이번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나 유동성 위기로 번질 경우 주가는 고점 대비 -50% 수준까지 급락할 수 있다""이 경우 코스피는 1,100 수준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미 시장에 유동성이 많이 풀린 상황에서 향후 금융위기를 극복할 뚜렷한 정책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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