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 4월 하루 1230만 배럴로 증산…2월 대비 27% 늘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 시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 시설

 

폭주열차, 원유가 전쟁이 끝도 없는 전쟁으로 치닫게 생겼다. 사우디아라비아발 원유 가격 전쟁의 '총성'이 울린 것이다.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는 10(현지시간) 낸 보도자료에서 "4월이 시작되자마자 산유량을 하루 1230만 배럴로 늘리겠다"라고 밝혔다.

이것은 사우디가 보유한 산유능력(하루 1200만 배럴)을 사실상 풀가동하겠다는 뜻으로 경쟁 산유국인 러시아, 미국과 '유가 전쟁'을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블룸버그 통신은 "일일 1230만 배럴은 사우디의 지속가능한 산유능력을 넘어선다""사우디는 전략 비축유까지 되도록 빨리 시장에 쏟아 붓겠다는 것"이라고 해설했다.

이는 아람코의 2월 하루 평균 산유량과 비교하면 27%나 많은 산유량이다.

일이 이렇게 되자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사우디의 공격적 증산에 대해 "러시아는 하루 50만 배럴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다"고 맞대응을 시사했다. 현재 러시아의 산유량은 하루 1130만 배럴 수준이다.

이번 전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 610개 주요 비OPEC 산유국과 추가 감산을 논의했지만 러시아의 반대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시작되었다.

이에 사우디는 3월 말로 감산 시한이 끝나는 즉시 4월부터 산유량을 늘리는 공세적인 전략으로 돌아섰다.

사우디의 전략은 분명하다. 향후 예상되는 저유가 국면을 맞아 시장 점유율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4월 선적분 원유 수출가격을 3월보다 배럴당 610달러(아랍경질유 기준) 내렸다.

거대 산유국인 사우디와 러시아는 지난 3년간 유가가 하방압력을 받는 지정학적 변수가 발생할 때마다 산유량을 조절하면서 유가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들의 공조가 막을 내린 셈이다.

사우디의 증산으로 유가가 내려가면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부진해진다. 셰일오일은 중동 산유국의 유전보다 생산 단가가 높아 유가가 적어도 배럴당 50달러 이상이어야 이익이 남기 때문이다.

미국 셰일 가스 업체들의 동반 도산도 염려되는 부분이다.

러시아가 추가 감산에 반대한 것은 러시아의 석유 산업을 제재하는 미국에 대해 유가를 내려 셰일오일 산업에 피해를 주는 식으로 '반격'하려는 의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당장 미국의 셰일가스 업계가 영향을 받게 되었다.

한편 유가가 내리면 미국의 제재로 원유 수출이 제한된 이란도 타격을 입게 된다. 이란과 적대적인 관계인 사우디로서는 '부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전쟁이 어디로 흘러갈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지만 쌍방이 어느 정도 힘겨루기를 하다가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보지 않겠는가 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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