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감염되면 평균 5일 뒤에 증세를 나타낸다는 객관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여러 가지 이론을 정리하는 연구 결과다.

극소수를 제외한 환자가 노출 후 12일 내에 증세를 나타낸다는 이번 분석으로 현행 14일 격리가 합당하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공보건대학의 저스틴 레슬러 등은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기간의 중간값이 5.1일로 분석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5.1일의 중간값은 소위 '무증상 기간'이다. 증상도 없고 아무런 표식도 없다. 이는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비슷하지만 감기를 일으키는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서 통상 나타나는 3일보다는 길다.

코로나19의 잠복기는 극소수에서 14일까지 길게 관측되는 등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잠복기는 바이러스가 몸 안으로 들어온 뒤 충분한 전파력을 갖지 않은 채 개체수를 늘려가는 기간을 말한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증상을 보인 환자들의 98%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뒤 11.5일 안에 증상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그런데 격리기간 14일을 마치고 사회로 돌아간 이들에게서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1만명에 101명 꼴인 것으로 추산됐다. 이 경우를 다시 발견할 방법은 현재로서는 마뜩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 레슬러는 "공개돼 사용할 수 있는 자료에 대한 우리 분석을 토대로 할 때 장기간에 걸쳐서는 일부 감염사례를 놓칠 수 있겠지만 현행 14일 능동감시 또는 격리가 합당하다"고 말했다.

여기서 능동감시는 당국에 의해 지정 시설에 격리되지 않고 지역 보건소로부터 상태를 확인받는 것을 말한다.'

가디언은 격리기간 14일이 전염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불필요한 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균형점이라는 게 이번 조사에서 나타났다고 해설했다.

14일 격리가 지금은 합리적 결정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에서 전염병을 연구하는 그레이엄 쿡 교수는 "14일 격리가 (차단율이) 100%에는 못 미쳐도 그에 매우 가깝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연구"라고 말했다.

쿡 교수는 그러나 코로나19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시점 이후 5일 동안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감염되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는 오류를 범하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이번 조사는 환자들이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 기간에 병을 옮기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까지 나아가지 않았다. 다만 환자가 증세를 느끼기 전에 전파가 일어나는 틈이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초기 단서가 포착되기는 했다.

문제는 무증상 환자다. 아무 증상을 보이지 않은 채 병을 전염시키고 다니는 무증상 감염은 방역정책의 난제다.

의학저널 '내과학 연보'에 발표된 이번 연구결과는 올해 2월 24일 전에 중국과 다른 국가들에서 관측된 감염사례 181건을 대상으로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대다수 환자는 코로나19의 진원으로 거론되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오가거나 거기에서 온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 결과로 중국 정부가 다른 나라에서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는 식으로 발표한 것이 무색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