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총연합회와 교육부장관 만남, 임차료·강사료·방역비용 등 지원 요청

학원이 밀집해 있는 노량진 종로학원. 휴원 중이다.
학원이 밀집해 있는 노량진 종로학원. 휴원 중이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는 가운데 학원들이 수업을 강행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교육부가 학원 측을 만나 요구사항을 청취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재난공제회관에서 한국학원총연합회와 간담회를 가졌다.

유 부총리는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진정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학원도 적극적으로 휴원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학원총연합회는 "휴원 필요성에 동의하지만, 휴원으로 인한 영업 손실과 그에 따른 어려움이 많다"며 학원 지원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학원총연합회는 임차료·강사료 지원, 소독제·체온계 등 방역 물품 지원, 대출 시 우대 방안 등을 요청했다.

또 학원 측은 이번 주에 진행되는 학원 합동점검의 초점이 방역을 철저히 하는지에 맞춰져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교육부는 이번 주에 대형학원 위주로 학원 현장 점검에 나선다면서 국세청·경찰청이 동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학원가에서는 '정부가 학원 휴원을 강제할 수 없으니 고강도 합동점검으로 휴원을 압박한다'는 불만이 나온 바 있다.

이날 학원 측 요구에 교육부는 학원 지원 방안에 관해서는 관계 부처와 지속해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다음 주까지 학원 문을 닫을지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학원총연합회는 "이번 주까지는 적극적으로 휴원에 동참하겠지만, 다음 주에는 지역별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휴원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유 부총리는 "다음 주에 학원이 탄력적으로 운영돼도 괜찮은지는 쉽게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면서 "코로나19 상황 변화,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 당국 판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겠다"라고 유보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달 13일 임기가 끝나는 박종덕 학원총연합회장(전주대성학원 원장)과 그의 후임자인 이유원 차기 회장(그린섬미술학원 원장) 등이 참석했다. 학원총연합회에는 전체 학원 86435곳의 67%가 가입해 있다.

한편 일부 대형학원은 교육부 권고에 따라 이번 주에 휴원하기로 했다.

 

대형학원들 15일까지만 휴강, 강행하는 곳도 많아

 

종로학원, 대성학원, 메가스터디학원, 청솔학원 등 주요 대형학원은 이달 15일까지 휴원한다고 공지했다. 이들 대부분 지난 2주 동안 휴원했는데 1주를 추가로 휴원하는 것이다.

학원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상 휴원은 어렵다는 반응이다. 학원가에 따르면 서울 대치동·목동 등의 중소형 학원들은 아직도 상당수가 휴원하지 않는다. 일부는 학교 개학이 연기된 점을 이용해 오전에 특강까지 여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휴원 권고에 따르지 않는 학원은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며, 정부 합동 점검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원 원장들은 교육부가 관련 부처와 아무런 협의나 준비 없이 나와서 무조건 휴원만 강요해서는 학원들이 너무 어려움이 커진다면서 휴원하는 만큼의 어떤 형태로든 지원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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