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정부 대책 비난,...일본·호주 베트남 인도 등도 '빗장'

홍남기 부총리가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한국을 입국금지하거나 제한하는 파장 속에 정부의 대책을 집중 논의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가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한국을 입국금지하거나 제한하는 파장 속에 정부의 대책을 집중 논의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6일 오전 1시 기준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금지 조처를 한 국가는 일본 등 43개국이고 중국과 영국 등 검역 강화·격리조치에 나선 국가는 57개국에 달한다이에 앞서 일본과 호주까지 동참해 기업들의 글로벌 비즈니스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에 정부는 6일 오전 제212차 대외경제장관회의 겸 일본 수출규제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대외경제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불확실성과 어려움이 가중되고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세계를 무대로 뛰어야 하지만 기업들의 해외출장이나 바이어 초청 등이 속속 중단되면서 수출과 투자 등 해외사업의 차질 우려가 커지고 중소기업의 수출입은 아예 힘들어질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바로 어제 호주와 일본까지 문을 닫아 한국 기업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 위기에 지정학적 리스크도 안게 됐다. 특히 수출입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베트남과 인도에 대한 비즈니스적인 어려움도 예상된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진 지난달 말부터 속속 해외출장 금지령을 내린 상태로 당장은 큰 차질이 없다고 말하지만, 수출과 투자 등의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본의 경우 자동차 반도체 가전 등은 시장점유율이 적어 큰 문제가 없으나 부품 분야는 교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는 전자업계와 자동차업계 등은 한국인 입국제한을 강화한 일본이 주요 시장이 아니라는 점에서 즉각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과 인도 등 앞서 입국을 제한한 사례와 마찬가지로 일본과 호주 사업도 화상회의 등 온라인 소통과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스마트폰이나 TV 등 제품 비즈니스 규모가 크지 않아 이번 조치에 따른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물품 검역에 대한 조치가 아니기 때문에 소재와 부품 등의 수급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입장에서도 일본은 주요 올레드TV 시장이지만 일본 브랜드들이 대부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이번 조치의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도 일본에서 완성차 판매는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에 일본이 입국을 제한해도 직접적인 타격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글로벌 팬데믹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한국 기업의 발을 묶는 조치들이 확대되거나 장기화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소니와 파나소닉 등이 주요 고객사여서 일본에서 비즈니스 미팅을 많이 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부터 이미 많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화상회의로 대체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화학업계와 부품소재업계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일본 원재료를 구매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주로 장기 계약으로 이뤄져 당장의 영향은 없지만 출장이 제한됨에 따라 긴급한 수요에는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부품 소재 업계는 이미 일본발 수입규제 조치 이후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어 왔다. 우회수출이나 거래국 다변화 조치로 이를 어렵게 피해 왔기에 충격파는 적을 수도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코로나19의 파고는 당장 수출지표, 수주지표, 투자지표로 나타나는 만큼 올해 수출 플러스 전환과 해외인프라 수주와 투자 협력 확대를 전례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민에 대한 입국 제한조치가 조속히 원상 복구되고 그 제한조치의 후유증도 최소화되도록 외교력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계 원로들은 장단기적으로 일본과의 마찰과 입출국 제한 조치는 우리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편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국인 입국 금지 조처를 하는 나라가 증가하는 것과 관련, "우리만 중국 눈치 보느라 문을 열어뒀다가 전 세계로부터 왕따당하는 신세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입국 금지는 방역 능력이 없는 국가들의 조치'라고 했다. 그러면 일본, 호주도 방역 능력이 없는 후진국인가"라며 "그 나라들은 이구동성으로 외교보다는 방역,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또 "코리아 포비아 추세로 본다면 머지않아 미국도 동참할지 모른다""미국까지 우리 국민의 입국을 막을 경우 그 피해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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