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프랑스에 5G공장 설립키로…한국 턱밑까지 추격

미국 견제 피해 전진기지 역할... 조지 소로스는 강력 경고

지난 해 11월 중국 상하이에서 회동한 프랑스 마카롱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지난 해 11월 중국 상하이에서 회동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중국의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5세대이동통신(5G) 부품 공장을 프랑스에 설립한다고 27(현지시간) 발표했다. 화웨이의 프랑스 공장은 미국의 견제를 피해 유럽 전체에 5G 부품을 공급하는 유럽 '전진기지'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5G 비즈니스르 한 발 앞서 시작한 한국을 턱밑까지 추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량화(梁華) 화웨이 이사회 의장은 이날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억 유로(2600억원 상당)의 초기비용을 들여 프랑스에 5G 무선통신장비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아직 프랑스 내의 공장 부지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량화 의장은 "전문가들이 부지 선정 과정 중에 있다"면서 "공장 설립 일정은 프랑스 당국과 후보 부지들의 조건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공장은 화웨이의 유럽 첫 공장으로, 중국 밖의 공장 중에서는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다.

화웨이는 프랑스 공장에 500여명을 고용하며 4G5G 무선통신장비 부품을 생산해 유럽 시장에 공급하게 된다.

량 의장은 "이 공장이 매년 10억유로(13000억원 상당)가량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아온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를 피해 부품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유럽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화웨이의 프랑스 공장 설립 결정에는 프랑스 정부와의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량 의장은 프랑스 정부에 공장 설립과 투자 계획을 이미 설명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앞서 화웨이를 자국의 5G 이동통신망 사업에서 원칙적으로 배제하지 않겠다면서도 노키아나 에릭슨 등 유럽 기업에 우선권을 주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었다.

한편 경제지 레제코에 따르면, 프랑스 통신사업자들은 현재 통신규제위원회에 화웨이의 5G 장비 사용을 승인해달라고 신청했지만 당국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프랑스 정부 승인은 아직... 화웨이의 매력 공세?

 

이와 관련해 화웨이가 프랑스에 대규모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것은 프랑스 당국의 결정을 앞두고 일종의 선공이라고 보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프랑스 정부에 매력 공세를 하며 구애를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량 의장은 "매력 공세 같은 것은 없다"면서 프랑스의 인프라와 유럽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이점, 양질의 노동력이 화웨이의 세계적 수준 공장증설 구상과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물론 화웨이의 프랑스 공장 설립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취임 이후 외국자본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과도 관련이 있다.

마크롱은 취임 후 매년 스위스 다보스포럼 개최 직전 외국 기업 대표들을 초청해 프랑스 투자를 권하는 '프랑스를 택해주세요'(Choose France)라는 행사를 개최하는 등 외국자본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조지 소로스는 유럽 지도자들에게 강력한 경고

 

한편 미 오픈 소사이어티 재단 창설자인 조지 소로스 씨는 최근 유럽이 중국 기업을 비즈니스 파트너로 여기는 것에 대해 지적하면서 화웨이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요구했다. 화웨이는 기업의 자주성을 잃었는데 그것은 시진핑 정권이 발족하고 나서부터였다는 것이다.

소로소 씨는 또 중국이 국가정보법이 시행되면서 공산당 명령을 따라야 하게 됐다면서 중국 기술을 활용하여 유럽의 중요한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면 중국의 협박과 방해를 허락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차세대 통신규격 5G에서의 화웨이의 패권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국으로서도 귀 기울여 들어야 할 부분이 있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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