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진 줄 선 시민들만 '허탈' 서투른 행정에 불만 가득

27일 오전 일찍 부산 부산진구 한 우체국을 들렀던 주부도, 대전 서구 둔산동에 사는 주부도 오늘 마스크를 구하지는 못했다. 이들은 우체국 입구에 붙여놓은 안내문을 보고 분을 내고 화를 터뜨렸다.

우체국 입구에는 마스크 물량을 확보하는 32일 이후 판매 예정이라는 공지가 붙여져 있었다. 창구에선 3월 이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는 답변만 하는 정도였다. 담당자도 모르고 언제 어떻게 판매될 것인지를 아는 사람이 없는 형편이다.

마스크 대란은 언제쯤 풀릴까? 정부 발표보고 현장에 나온 이들만 수고를 더했다.
마스크 대란은 언제쯤 풀릴까? 정부 발표보고 현장에 나온 이들만 수고를
더했다.

 

"마스크 오늘부터 풀린다고 해서 왔는데."

27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한 우체국 앞에서 개점 전부터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기다렸던 김모(46) 씨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후부터 마스크 물량이 풀린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우체국을 찾았지만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체국 직원이 "마스크는 내달 초부터 구매할 수 있고, 그마저 시 지역에서는 온라인을 통해서만 살 수 있다"고 안내하자 기다리던 시민들은 실망한 채 한숨만 쉬었다.

당초 이날 오후부터 마스크 물량이 풀린다고 알려지면서 우체국이나 농협 하나로마트 앞에 개점 전부터 시민이 몰리는 등 혼선을 빚었다.

우정사업본부는 보건용 마스크를 내달 2일 오후부터 대구와 청도를 비롯해 공급 여건이 취약한 읍·면 지역우체국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우체국 쇼핑 온라인 판매는 앞으로 공급 물량 확대로 수급이 안정되면 우체국 창구 판매와 병행해 운영한다.

하나로마트를 찾았다가 헛걸음을 한 주민은 "사전 협의도 안 되고, 마스크 물량 확보도 안 된 상태에서 발표부터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농협 직원들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대전 서부농협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매스컴에 오늘부터 하나로마트에서 마스크를 판다고 보도되면서 문의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농협 회원분들께는 문자메시지로 판매 일자를 알려 드렸다"고 설명했다.

세종시 금남면 농협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오늘부터 마스크를 판매하느냐는 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있다""당초 방침이 바뀌어 내달 2일부터 판매한다고 고객분들께 안내해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발표와 현장 차이가 이렇게 나면서 애꿎은 시민들만 헛걸음질하는 형편이다.

불신만 키우는 행정력과 불안감 사이에서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저작권자 © 굿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