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발표, ‘4대 저기술업종은 세계 20위권 진입 못해’

우리나라 4대 저기술산업의 R&D를 육성해야 고용과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 4대 저기술산업의 R&D를 육성해야 고용과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식품과 의류, 가구, 식음료 등 4대 저()기술산업군에서 연구개발(R&D)을 활성화해야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가구, 식음료, 의류, 섬유 등 4대 저기술업종 중에 세계 20위권에 들어간 기업이 전무한 상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3'기술수준별 제조업의 R&D 집중도와 성장률 국제비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제조업을 기술 수준별로 저기술, 중저위기술, 중고위기술, 고기술로 나누고 S&P 캐피털 IQ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서 각 기술수준별 대표 업종에서 연구개발 활성화 정도를 비교했다.

우리나라와 세계 주요 상장기업(자산기준 세계 100대 이내 기업)R&D 집중도(매출액 대비 지출)를 보니 우리나라 대표 저기술업종은 R&D 집중도가 매우 낮았다.

이 연구위원은 "R&D 집중도가 낮은 것은 매출액 대비 혁신 활동이 소극적이라는 의미로, 높은 부가가치 창출과 양질 일자리 창출이 어려움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기술산업군에는 세계 10위권 내 한국 기업이 들어가 있는데 의류, 섬유, 가구, 식음료 4개 저기술업종은 20위권에도 없고, 대부분 선진국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기술산업군에서 국내 기업 R&D 활동이 부진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태규 한경연 연구위원은 "임금수준이 높은 업종은 생산 비중에 비해 적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임금수준이 높기 어려운 업종에서는 생산 비중보다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상황은 결국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를 보면 제조업에서 생산 비중이 낮은 의류, 섬유, 식음료 등이 고용 비중은 높은 편이고, 전기전자기업은 생산 비중은 가장 높지만 고용 비중은 낮다.

첨단 기술일수록 저고용 자동화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스마트 팩토리를 채용한 일부 제조업에서는 3천 평 이상 공장에서도 종업원은 겨우 20~30명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저기술산업군의 R&D를 육성 개발해야 고용도 늘리고 일자리도 양질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생산 비중과 고용 비중간 격차가 2017년 기준 16.05%포인트로 선진국에 비해 큰 편이다.

영국은 1.77%포인트, 프랑스는 4.82%포인트, 이탈리아는 1.9%포인트에 그친다. 미국도 11.89%포인트로 한국보다 낮다.

우리나라 생산비중과 고용비중간 격차는 업종별 생산과 고용 쏠림 정도에서도 드러난다.

제조업을 13개 업종으로 나눠서 생산과 고용비중이 얼마나 고르게 분포됐는지를 측정하는 허핀달-허쉬만 지수로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생산비중 쏠림 정도는 매우 큰데 고용 비중은 비슷하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부가가치 창출을 소수 업종에 의존하면서 고용은 그렇지 않은 구조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혁신성장을 얘기할 때 첨단산업만 고려하고 저기술산업은 배제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나라 고용구조를 보면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다양한 산업에서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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