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등 조업 재개에도 부품 공급 달려 생산 차질 예상

와이어링 하네스 시스템. [제공=유라코퍼레이션)

중국에 있는 '와이어링 하네스' 공장들이 가동을 시작했지만, 생산량이 기존의 절반에도 못 미쳐 국내 공장에 물량을 대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자동차의 기초 신경망이라고 볼 수 있다. 단어 그대로 배선 뭉치를 연결해 등산군용조끼(harness) 모양으로 엮은 부품인데 최근 자동차에 전장(電裝) 부품이 많아지면서 이를 작동하기 위한 전원을 공급하고 전기 신호를 각 제어장치나 연산장치에 전달한다.

최근 들어 와이어링 하네스는 차량별 스펙이 다른 데다, 부피가 커졌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처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수급이 어려운 부품이 아니어서 재고 물량을 많이 두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번 부품 부족 사태가 빚어졌다

부품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들은 특정 차량 모델의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을 입찰을 통해 한 업체에 몰아주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이 부품 하나가 부족해 팰리세이드·GV80 등 인기 차종의 추가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 현대·기아차의 1차 협력업체인 경신에 따르면 중국에 있는 경신의 와이어링 하네스 공장 4곳 중 2곳은 지난주부터 시범 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경신 칭다오공장과 장쑤공장이 방역을 마치고 직원을 맞았어도 막상 공장에 출근한 인원은 절반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절대 생산량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경신은 칭다오 공장의 경우 전체 직원 600여명 중 300여명이 출근해 생산에 투입되고 있고, 장쑤공장은 이보다 출근 상황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제공=제네시스]
[제공=제네시스]

출근해도 인원 부족으로 생산량 절반 수준

 

중국 당국은 감영자를 줄이기 위해 강력한 통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춘제 연휴 기간 외부로 나갔던 인원은 중국 당국 지침에 의해 14일 동안 자가격리해야 하고 있고, 직원 스르로도 감염 우려 등으로 출근하지 않는 사람도 있어 인력 수급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장은 돌기 시작했는데도 물량을 맞추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신 관계자는 "전선과 신호 장치를 엮어 수작업으로 만드는 와이어링 하네스 제작 특성상 중간에 한 명이라도 직원이 빠지면 완성품을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린다. 작업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경신의 안후이공장은 중국 당국 결정에 따라 휴업이 당초보다 1주일 더 연장됐다. 칭다오 지모에 있는 공장은 현재 중국 당국과 생산재개 시점을 협의 중이다. 그러나 이 공장들이 부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 국내 공장의 가동률도 덩달아 떨어뜨린다는 점이 문제다. 경신의 경우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제네시스 GV80, 기아차 K9에 들어가는 와이어링 하니스를 전담해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기 차종인 팰리세이드의 경우 계약 후 출고까지 89개월을 기다려야 하고 지난달 출시된 GV80은 계약 물량이 연간 목표치인 24000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와이어링 하네스의 원활한 공급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이날 노사 협의를 통해 GV80과 팰리세이드 등을 생산하는 울산 2공장은 11일 재가동하고, 12일 팰리세이드, 그랜드스타렉스를 생산하는 울산 4공장 등의 생산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중국 와이어링 하네스 공장의 생산량이 달릴 경우 국내 공장 재가동에도 완성차 생산 속도는 늦어질 수밖에 없어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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