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항응고제 처방과 관련하여 이 약물이 대장암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흔한 형태의 부정맥인 심방세동(a-fib: atrial fibrillation)을 막기 위해 처방되는 항응고제의 부작용인 위장관 출혈이 대장암 위험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의학계에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헬스데이 뉴스는 8일 덴마크 헤르레프-겐토프테(Herlev-Gentofte) 대학병원 심장 전문의 페테르 라스무센 교수 연구팀이 항응고제 부작용인 위장관 출혈이 나타난 환자는 대장암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는 심방세동 환자 12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추적 조사 결과 밝혀졌다는 것이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이따금 매우 빠른 속도로 수축, 마치 그릇에 담긴 젤라틴처럼 가늘게 떠는 상태가 되면서 심박수가 급상승하는 현상이다. 당장 생명에 위협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일이 잦을수록 뇌경색 위험이 커진다.

이 때문에 항응고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항응고제는 혈액의 응고능력을 감소시켜 혈관 내에 비정상적으로 일어나는 혈전의 형성을 방지하는 약물로 사용되고 있다. 심방세동을 비롯하여 정맥혈전증, 폐색전증, 심장판막수술, 뇌경색 등 혈액응고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사용된다. 항응고제에는 와파린, 다비가트란, 리바록사반, 아픽사반 등이 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항응고제 복용으로 하부 위장관 출혈(lower gastrointestinal bleeding)이 발생한 환자는 출혈이 나타나지 않은 환자에 비해 대장암 진단율이 11~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장암 발생률은 위장관 출혈 그룹이 4~8%였다. 이에 비해 출혈이 없는 대조군은 1% 미만이었다.

연구팀은 이 수치는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에 대한 교육이 매우 중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항응고제 복용자가 대변에 혈액이 섞인 것을 발견하면 지체 없이 의사와 상의해 제때 검사를 받으면 대장암 조기 진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심방세동은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는 심계항진(가슴 두근거림), 피로, 현기증, 무력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연구결과는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 최신 호(2월 7일 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