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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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경제가 2.0% 성장에 그치면서 우리 경제에 시름을 더 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친 2009(0.8%)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경제 성장세다. 잠재성장률(한은 추산 2.52.6%)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한가지 위안은 4분기 성장률이 건설투자 증가와 정부 재정집행 효과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 2.0% 성장은 가까스로 지켰다는 점이다. 4분기 반등이 없었다면 2% 성장세도 지키지 못했을 상황.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통계를 보면 지난해 GDP는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당초 민간 전망기관에선 이보다 못한 1.9%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그러나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2% 성장해 예상을 웃돌면서 2%대 성장률을 유지했다.

지난 경제성장율을 살펴보면 성장률이 2%를 밑돈 적은 제2차 석유파동이 터진 1980(-1.7%), 외환위기 때인 1998(-5.5%), 2009(0.8%) 3차례에 불과하다. 모두 경제 위기 국면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경제가 유독 부진했던 배경은 민간 경제가 침체에 빠진 탓이라고 분석된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민간 경제가 깊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중요 원인으로는 반도체 업황 둔화에 미중 무역분쟁 여파까지 덮쳤다는 점이다. 전 세계 경기가 우리나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우리 경제에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 민간소비 위축 등이 뒤따랐다. 건설경기 조정으로 건설투자 역시 감소했다.

연간 성장률을 지출 항목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가 1.9% 성장해 2013(1.7%)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였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8.15, 3.3% 감소했다. 수출은 1.5% 성장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등으로 민간 경제 활력 제고에 올인했지만 민간 경제가 기대 만큼 살아나지 않은 모습을 보인 셈이다.

연간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반도체 가격 하락 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한편 4분기 성장률이 선방한 것은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가 개선되면서 수출 둔화를 만회한 영향이 컸다.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7%, 건설투자는 6.3%, 설비투자는 1.5% 각각 증가했다. 수출은 전기 대비 0.1% 감소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설비투자가 수출에 앞서 움직인다는 점에서 설비투자 회복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투자로 4분기 성장율이 2%를 겨우 지켜냈다.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투자로 4분기 성장율이 2%를 겨우 지켜냈다. [출처=한국은행]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재정 집행률을 높이는 데 총력을 다한 것도 4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크기 기여했다.

4분기 성장률(1.2%) 중 정부 부문의 성장기여도는 1.0%포인트를 차지해 사실상 성장을 견인했다.

정부의 재정 투자가 절대적이었다는 반증이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 4분기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가 나아졌다는 점에서 경기 개선 조짐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민간 경기의 회복이다. 설비 투자와 민간 소비가 무엇보다 앞서야 올초 회복 조짐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게 투자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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