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동결 배경 설명하는 이주열 총재. 이 총재가 17일 오전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제공=한국은행]
금리 동결 배경 설명하는 이주열 총재. 이 총재가 17일 오전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7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안에는 금리 동결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주열 이날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 연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이 작년 11월 전망 때 경로와 부합할 것이라며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배경으로 '금융안정'을 언급했다. 하지만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저금리만 주목받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금리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수요공급과 정부정책, 투자심리 등 여러 요인이 있다고 이 총재는 강조했다.

그는 향후 통화정책은 금융안정에 유의하되 완화적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점 또한 분명히 했다.

그러나 아직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가 7차례나 남았음에도 금통위가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글로벌자산배분팀장은 "국내 부동산 경기 과열에 대한 부담 등으로 금통위는 올해 내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금리를 추가로 내리려면 성장률이나 물가 상승률이 크게 낮아지는 변화가 수반돼야 하는데 현 상황은 세계 경기 여건이 더 나빠지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는 정부의 방침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정부가 집값을 잡는다는 의지가 강력한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동산에 쏠리는 수요, 금리 대책만으로 막을 수 있을까?

 

이미 정부는 수차례 강력한 대책을 거론했다.

게다가 작년 1215억원을 넘는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 전면 금지를 포함한 강력한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한 뒤에도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거듭 표명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지금의 대책이 시효를 다했다고 판단되면 보다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기에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부동산매매허가제까지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외부로 흘려 시장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통위가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지연된다고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가까스로 막고 있는 집값 상승을 다시 촉발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만큼 금통위가 금리 인하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 총재는 이날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금리 인하에 제약을 주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현재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이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성충하지 않는다""완화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으로, 앞으로는 거시 경제 흐름과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겠다"고 답했다.

이는 정부의 현 부동산 정책 기조 안에서도 인하할 여력이 아직 있으며,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다면 금융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더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언급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어떻게 해석하면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본 것 같기도 한 발언이다.

그러나 제반 여건이 금리인하로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재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우리 경제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연준의 금리가 동결된 것도 인하설을 부정하는 요소다. 지난 3(현지시간) 공개한 작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방침을 시사한 것이다.

 

인하설에 힘이 실리는 이유

 

인하를 바라는 시각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물가 수준 또한 목표치(2.0%)를 밑돌 가능성이 커 연내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직전보다 1명 늘어난 2명이었다는 점도 이런 기대를 뒷받침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경기가 작년보다 나아진다고 하나 경기가 충분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할 수 있다""성장세와 물가 상승 압력이 낮아 한은은 올해 상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인하 기대가 있지만 단행되지 않으면 점차 동결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봤다.

그는 "작년에는 무역 분쟁, 낮은 물가 상승률로 금리 인하 기대가 컸지만, 올해는 기업부채, 가계 부채, 부동산 쪽으로 관심이 옮겨가면서 점차 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전문가들의 진단은 진단일 뿐이다. 7차례나 남은 금통위의 대책은 경기 부양이냐 후퇴냐에 따라 달려 있을 수밖에 없다. 재계 원로들은 실물경기를 잘 살펴봐야 투자나 부동산 취득에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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