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10% 수준에 불과, 불확실성과 국가 배당성향에서 갈려

작년 한 해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1조원어치 한국주식을 사들였지만 대만의 1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한 해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1조원어치 한국주식을 사들였지만 대만의 1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9억달러 어치(1조원)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요 신흥국 중 한국처럼 증시 내 정보기술(IT) 비중이 높은 대만과 비교하면 10% 수준이라 아쉬운 대목이다.

17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92400만 달러 순매수를 보였다.

주요 신흥국 중에는 인도가 1423400만달러로 순매수액이 가장 컸고 그다음으로 대만(944700만달러), 인도네시아(346500만달러) 순이었다.

베트남(28400만달러)과 파키스탄(4900만달러)'사자'를 보였지만 한국보다는 순매수 규모가 작았다.

반면, 브라질(-1101500만달러), 태국(-149600만달러), 필리핀(-24000만달러), 스리랑카(-6400만달러) 등은 순매도를 기록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한국에서 이처럼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가 변화를 일으킨 것은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8월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가 있었는 데다 홍콩 시위 격화 등으로 국제적인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대만은 날고 한국은 다소 부진해 양국의 편차가 커진 것이다.

물론 지난해 11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의 정기 변경으로 한국 증시 비중이 줄어든 영향도 컸다. 중국 A주 편입으로 한국 증시 비중이 축소되며 외국인의 '팔자' 행진이 이어진 것이다.

한 가지 다행한 것은 지난해 12월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소식이 전해지며 10억달러 이상 매수 우위를 보여 순매도가 아닌 순매수로 한해를 마감할 수 있게 점이었다.

한편, 외국인은 지난 2018년 한국 증시에서 567600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였다가 지난해 매수 우위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넉 달 연속 순매도를 지속해 지난해 순매수액은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2017년 외국인 순매수액은 821700만달러였고 2016년에는 100억달러가 넘었다.

 

대만과 큰 격차, 투자 환경 보완이 시급

 

한편 지난해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주식시장 내 IT 비중이 높은 대만과 비교하면 큰 격차를 보였다. 지난해 외국인의 한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대만의 9.8%에 그쳤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는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한국의 삼성전자보다 비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대만의 TSMC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5G·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의 사업 확대에 따른 수주 증가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세계 1위 업체인 대만 TSMC가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2위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대만 증시의 자취안 지수는 23.3% 오른 반면 코스피는 7.7% 상승에 그쳤다.

투자 전문가들은 대만이나 한국은 다 IT를 기반으로 하는 곳이 많고 IT 기업의 상승률이 비슷하지만 한국은 통신 금융 소매 유통 전기 등에서 업종 부진이 계속되면서 전체 실적을 다운시킨 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한국보다 배당 성향이 좋은 대만이라 외국인들이 대만을 선호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가운데 얼마를 배당금으로 지급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인데 작년 한 해 한국은 32.4% 역대최고를 기록했지만 대만은 701.%에 달해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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