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 관계 청산으로 역내 긴장 완화와 상생 효과 거들 듯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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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15(현지시간) 이웃 국가인 이집트에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시작했다고 이집트투데이 등 이집트 언론이 보도했다. 양측의 합의된 보도라는 점에서 신뢰할 만한 내용이다.

이집트 석유부와 이스라엘 에너지부는 이날 천연가스 수출입에 관한 공동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는 양국의 경제적 이익에 기여할 중요한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이집트 내 가스액화공장을 거쳐 유럽에 천연가스를 보내고 이집트는 지역의 '가스 허브'로서 위상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마디로 윈윈 전략이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은 지중해 연안 타미르 가스전과 레비아단 가스전에서 생산하는 천연가스 중 일부를 이집트에 수출하게 된다.

타미르 가스전에서는 2013년 가스 생산이 시작됐고 레비아단 가스전은 작년 1231일부터 생산에 나섰다. 특히 레비아단 가스전은 이스라엘 연안의 최대 규모 가스전으로 약 5350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 이스라엘 연안에서 거대 가스전이 발견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흥분의 도가니에 빠진 적이 있었다. 이스라엘이 거대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여 중동국가들에게 싸게 공급하면 적대적이던 이스라엘-이집트 등 중동주요국간의 불화가 줄어들고 상생의 기운이 싹틀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이미 20182월 이스라엘 에너지 기업 '델렉 그룹'은 이집트에 천연가스를 10년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었다.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 에너지부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최신 천연가스 계약 규모가 195억 달러(225000억원)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이집트는 과거 천연가스 생산을 많이 했고 이스라엘에도 가스를 수출했다.

그런데도 이집트가 올해부터 이스라엘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것은 증가하는 국내 수요를 충당하면서 동지중해에서 '가스 외교'를 주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집트 정부는 택시 연료를 가스로 바꾸는 정책을 추진하는 등 공해가 석유보다 적은 가스 사용을 확대하는 중이다.

아울러 이집트는 수입한 천연가스를 자국 내 액화시설에서 가공한 뒤 유럽 등 주변국으로 재수출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스라엘이 강조하는 이른바 이집트의 천연가스 중동허브국이라는 이미지 구축이다.

작년 7월에는 이집트 주도로 이스라엘, 요르단, 팔레스타인자치정부, 그리스, 이탈리아, 키프로스 등 7개국이 참여하는 국제기구 '동지중해 가스포럼'이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도 천연가스 수출을 통해 주변국들과 부정적인 이미지를 씨어내고 외교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는 이득이 있다.

이집트는 1979년 아랍권에서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맺었는데 천연가스 거래가 양국의 경제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가스 협력을 통해 껄끄러운 국가 터키를 견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터키는 최근 키프로스가 연안 대륙붕에 대한 자원 개발에 착수하자 북키프로스도 동등한 권리가 있다며 키프로스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선포 해역에 시추선을 보내 그리스 등과 갈등을 빚었다.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중동의 강국인 이스라엘 이집트가 윈윈정책으로 상생에 들어간다면 중근동 평화 분위기 조성은 물론이고 글로벌 부를 창출해 내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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