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2 23:00 (수)
중동건설사들 미-이란 전쟁 악화될까 노심 초사
중동건설사들 미-이란 전쟁 악화될까 노심 초사
  • 안강필 기자
  • 승인 2020.01.08 1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라크 韓 14개사 피해 없지만 초긴장
텃밭 중동 수주위기 올까 염려
[출처=pixabay]
[출처=pixabay]

이란의 미국 이라크 기지 보복 공습으로 두 나라의 관계가 최악을 치달으면서 건설업계에도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아직 미국측 피해가 제대로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미국이 이란에 대해 다시 무력시위나 공격을 감행할 경우 중동의 전운이 확대될 것은 분명한 일.

이에 지난 해 건설 경기가 최악의 부진을 보여 탈출구 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데 미-이란의 전쟁 우려라는 대형 악재를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공습이 발발한 이라크 현지에서는 국내 건설사들이 현장 상황을 체크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이날 공습이 발발한 이라크에는 현재 현대건설, 한화건설, 대우건설 등 14개 건설사가 진행하는 공사 현장과 지사 등 35곳에서 총 1381명의 근로자가 근무 중이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또 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 등이 공동 시공 중인 카르빌라 정유공장 현장에 660여명이 일하고 있고 한화건설의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에는 390여명이 근무 중이다.

대우건설의 알 파우 방파제와 컨테이너 터미널 현장에 62, 포스코건설의 쿠르드 카밧 화력발전소 및 바지안 변전소 현장에도 42명이 체류하고 있다.

◇ 현지 업체 경비강화, 정부는 비상연락망 점검

정부와 건설업계는 이날 이란의 미국 이라크 기지 공급과 관련해 현장 상황을 체크하는 등 비상이 걸렸고 건설업체들은 업체대로 현장 상황을 파악하느라 바빴고 현지 건설근로자 가족들도 종일 TV 뉴스시간에 촉각을 기울이며 염려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외교부와 함께 이란과 이라크 등지에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 중이며, 우리 국민과 현장 직원들의 외출이나 출장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도록 했다.

현지에 진출한 건설업체들도 경비 강화에 나섰다. 민간 건설사들은 현지 비상대책반을 운영하면서 추가 공습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건설현장은 이상이 없고 공습 현장과 멀리 떨어져 있어 그리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외교부 지침대로 임직원들의 출장 부임, 휴가 복귀 등 이라크 입국을 중단했고, 현장도 외부 이동을 제한한 상태"라며 "현재 이란의 타깃인 미국 대사관 및 미군부대와 공사 현장까지와 다소 떨어져 있어서 직접적 위험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도 "건설 현장과 공습지역이 상당히 떨어져 있어 큰 문제는 없다""현재 사내 비상대책반을 통해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 중동 수주 바닥치게 될까 큰 우려

한 가지 다행한 것은 이란 현지에는 한국 기업의 진출이 중지된 지 오래라 나가 있는 근로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6년 경제제재 해제 직후 2017년까지 이란에서 대규모 공사들을 수주했다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다시 복원되면서 대부분 공사계약을 해지한 상황이라서 그렇다.

구체적으로는 2017년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수주한 38000억원 규모의 이란 '사우스파12 2단계 확장공사', 대림산업이 따낸 22000억원 규모의 이란 이스파한 오일 정유회사(EORC)의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 공사 등이 본계약까지 갔다가 계약이 해지된 상태다.

다만 대림산업 등 일부 건설사들이 공사 미수금 회수와 추가 수주 등을 염두에 두고 지사를 운영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란 지사에 직원 1명이 파견돼 있는데 지난겨울 귀국한 뒤 미국-이란 관계가 악화하면서 다시 현지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건설사들은 이번 사태가 가뜩이나 좋지 않은 해외건설 수주에 악재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210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18년 해외건설 수주액 321억원은 물론 2016282억 달러, 2017290억 달러보다도 낮은 2006(164억 달러) 이후 13년 만의 최저치.

이 상황에서 중동발 악재가 터졌는데 이것이 확전으로 간다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이 올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해외 수주도 회복 불가능하고 사태의 심각성에 따라 중동 건설 텃밭 자체가 무너지지 않을까 염려되는 것이다.

현재 추구 건설공사 수주가 예상되는 곳은 이라크 현지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으로, 이번 공습이 현지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까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와 업계는 이라크의 정세가 안정되고 정부 재정이 증가하면서 국가 재건을 위한 공사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해왔는데 이번 공습으로 이라크 사업까지 어렵게 되는 게 아닐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이 전쟁상황으로 치달으면 인근 국가 공사 현장의 자재 조달, 공사 발주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