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행성 '생체신호' 포착 위해, 차세대 망원경 JWST에 적용해 산소분자 충돌 신호 포착

대기 중에 산소를 가진 외계 행성 상상도. 완쪽이 물을 가진 행성이고 오른쪽은 물이 없는 행성이다.
대기 중에 산소를 가진 외계 행성 상상도. 왼쪽이 물을 가진 행성이고 오른쪽은 물이 없는 행성이다.

미국에서 외계 생명체가 내는 생체신호를 포착할 수 있는 새로운 과학기술이 개발됐다.

미국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학(UCR)에 따르면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더드 우주 비행센터의 토머스 파우체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JWST를 이용해 산소 분자가 충돌할 때 생성하는 강렬한 신호를 포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 천문학' (Nature Astronomy) 최신호에 발표했다.

산소분자가 충돌하면 망원경의 적외선 스펙트럼 중 일부를 가리게 되는데, 이 신호를 통해 생명체가 있는 행성과 그렇지 못한 행성을 구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산소분자 충돌 때 나타나는 신호는 1980년대 초반에 이미 지구 대기를 대상으로 연구가 이뤄졌으나 외계행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생체 신호를 내년에 발사될 차세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을 통해 포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돼 외계 생명체 탐색에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허블우주망원경을 대체할 망원경으로 2021년 발사될 예정이다. 차세대 우주망원경(NGST: next generation space telescope)이라 불리며 2002NASA의 제2대 국장인 제임스 웹(James E. Webb, 1906~1992)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 이름을 따온 것이다.

JWST는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반사경의 크기는 더 커지고 무게는 더 가벼워져서 진일보한 첨단 우주망원경이다. JWST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뿐만 아니라 유럽우주국(ESA)과 캐나다우주국(CSA)이 함께 제작하고 있다. JWST는 우주 먼 곳의 천체를 관측하기 위한 것으로, 허블 우주망원경과 달리 적외선 영역만을 관측한다.

주경이 지름 2.4m인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2.7배 큰 6.5m, 18개의 육각형을 모아 만들었으며 그 성능이 훨씬 뛰어나다.

파우체스 박사는 "이 방법 이전에는 지구와 비슷한 수준의 산소는 웹 망원경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중한 반론 펴는 학자도

 

한편 이번 분석법 개발에 참여한 UCR의 우주생물학자 에드워드 슈위터만 박사는 "산소는 생명과 연관돼 있어 외계행성에서 포착할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분자 중 하나지만, 외계행성의 대기 중에 집적된 산소가 꼭 생명체에서만 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일부 과학자들은 생명체 활동이 전혀 없어도 외계행성 대기에 산소가 집적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예컨대 외계행성이 별에 가까이 붙어 있을 때 높은 온도로 바닷물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강한 자외선 복사에 노출되면 수소와 산소 원자로 분해돼 가벼운 원소인 수소는 우주로 날아가고 산소만 남게 되는데, 오랜 시간에 걸쳐 대기 중 축적된 이런 산소가 생명체가 만든 것처럼 비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구에서 산소는 식물이나 조류(藻類), 남세균(藍細菌) 등의 유기체가 광합성 과정에서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외계행성 대기 중 산소의 존재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생체 신호'(biosignature)로 읽힌다.

그럼에도 슈위터만 박사는 천문학자들은 아직 이런 사례가 얼마나 일반적인지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면서 "우선 생명체가 없는 '죽은' 행성이 대기 중에 산소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와 그런 행성들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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