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데일리뉴스=경기] 인구감소 및 고령화로 우리나라 헌혈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2009년 이후 10년간 165회의 헌혈로 이웃에게 생명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시민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포천시 이동면의 송영호 씨다.

송영호씨의 아침은 규칙적인 운동으로 시작된다. 이후 식사도 직접 재배한 유기농 먹거리다. 언뜻 건강에 신경을 쓰는 여느 사람들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이 모든 것은 ‘건강한 피’를 나누기 위한 것이다.

송영호 씨는 “고등학교 때 첫 헌혈을 했다. 그때는 헌혈의 가치에 대해 잘 몰랐다. 사회에 나와 인정받고 초고속 승진을 했지만 ‘더 가치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헌혈 20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헌혈 가능 상한 연령인 만 69세가 될 때까지 20년간 본격적으로 ‘계획 헌혈’을 하는 것이다.

그는 2주에 한 번씩 성분헌혈을 하고 있다. 전혈헌혈은 10~15분이면 충분하지만 2개월에 한 번씩만 가능하다. 성분헌혈은 한 번에 40분, 길게는 1시간 반까지 소요되지만 한 달에 두 번 헌혈할 수 있어 더 많은 이들에게 생명을 나눌 수 있다. 단, 총 단백 수치, 혈소판 수치 등 혈액 상태에 따라 성분헌혈이 불가능할 수도 있어 건강한 피를 유지하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

송영호 씨가 해온 헌혈 양은 93.2L. 60kg인 성인의 경우 약 5L의 혈액을 체내에 보유한다고 볼 때 송 전 상무는 성인 약 19명분의 헌혈을 해왔다.

오랜 시간 헌혈을 해 올 수 있던 비결에 대해 그는 “살아있는 동안 혈액은 생산과 소멸을 반복한다”면서 “어차피 몸 한 바퀴 돌면 없어지는 피, 헌혈로 생명을 구할 수 있는데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의료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공관절, 인공치아 등 우리 몸을 대체할 물질들이 다수 개발되었고 세계 곳곳에서 인공혈액에 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헌혈만이 혈액이 필요한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헌혈 보유량은 상당히 부족하다. 적정 혈액 보유량이 일 평균 5일분 이상인데 우리나라 혈액 보유량은 3.9일분에 불과하다(5월 15일 기준). 게다가 매년 헌혈자가 감소되는 특정 시기(1~3월, 9~10월)에는 헌혈 수급 위기단계가 더욱 높아진다. 송영호 씨와 같은 정기 헌혈자가 귀한 이유다.

한 번 헌혈을 하려면 포천 자택에서 의정부에 있는 헌혈의 집까지 왕복 4시간이 걸린다. 헌혈을 마치고 돌아오면 거의 하루가 소요되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다. 헌혈의 가치를 알기 때문이다.

헌혈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SNS를 통해 홍보를 하고 있다. 그의 트위터 팔로워는 2만 5천여 명. 페이스북 친구는 최고치인 5천 명을 채운 지 오래다. 이들에게 헌혈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한다. 자타 공인 ‘자발적 민간 헌혈 홍보대사’다.

그동안 받은 헌혈증은 필요한 백혈병 어린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의 도움으로 생명을 구한 어린이들만 5~6명이다.

‘헌혈 20년 프로젝트’의 목표는 헌혈 300회 달성이다. 이미 반 이상 달성했다.

그의 이야기에 주변 사람들은 대단하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러나 그는 “300회는 그저 목표를 위한 숫자일 뿐,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다. 처음이든 몇 번째든 현재 헌혈을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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